'원생 0명에서 33명' 성공 신화 믿고 인수했는데…교습소 '권리금 사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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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생 0명에서 33명' 성공 신화 믿고 인수했는데…교습소 '권리금 사기' 논란

2025. 12. 05 12:3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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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원장 '코로나 때 재오픈해 대박' 주장, 알고보니 거짓…법조계 '형사 고소 신중, 민사소송이 유리'

'원생 0명에서 33명'이라는 전 원장의 거짓 성공담에 속아 교습소를 인수한 A씨가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코로나 위기를 딛고 원생 0명에서 33명을 모았다'는 전 원장의 말을 믿고 교습소를 인수한 A씨. 하지만 장밋빛 미래는커녕 신입생은 끊기고 빚만 늘어가는 현실에 부딪혔다. 알고 보니 전 원장의 성공 신화는 교습소를 빨리 넘기기 위한 거짓말이었다.


"0명에서 33명으로"…달콤한 말에 찍은 도장


학원 중개업자를 통해 한 영어 교습소를 소개받은 A씨의 귀를 사로잡은 것은 전 원장의 극적인 성공 스토리였다. 전 원장은 "코로나 기간 동안 휴원해 원생이 0명이었지만, 재오픈 후 단기간에 33명까지 다시 모았다"고 설명했다.


신입생 유입이 매우 원활한 '황금 상권'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A씨는 이 말을 믿고 지난해 6월 교습소 양수양도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교습소 문을 연 A씨를 기다린 것은 장밋빛 미래가 아니었다. 전 원장의 말과 달리 신규 상담 문의는 거의 없었고, 기존 원생마저 하나둘 떠나며 재정난은 심해졌다. A씨의 꿈은 악몽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드러난 거짓말…'휴원'도 '간판'도 모두 허위


의심이 든 A씨는 교육청을 통해 교습소의 과거 통계 자료를 확인하고는 망연자실했다. 전 원장이 말한 '코로나 기간 휴원'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사실이었다. 교습소는 단 한 번도 문을 닫은 적이 없었다. '제로 베이스'에서 일군 성공 신화는 빠른 양도를 위한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A씨는 계약 체결 후에야 교습소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이 때문에 기존보다 훨씬 길고 복잡한 이름으로 간판을 바꿔야 했고, 교체 비용의 50%까지 떠안았다. A씨는 "계약 전에 간판을 바꿔야 하고 이름이 이렇게 길어진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 인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기죄 고소 가능할까…변호사들 "편취의 고의 입증이 관건"


A씨는 전 원장을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가능성은 있지만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을 속이려는 '기망행위'와 이를 통해 재산상 이익을 얻으려는 '편취의 고의'가 모두 입증되어야 한다.


윤형진 변호사(법률사무소 명중)는 "사기죄의 핵심은 '편취의 고의'"라며 "피의자가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재력, 환경, 거래 과정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즉, 전 원장이 단순히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약간의 과장을 한 것인지, 처음부터 작정하고 속여 부당한 이득을 챙기려 했는지를 가려내야 한다는 의미다.


김수한 변호사(법무법인 이로)는 "제로 베이스에서 짧은 기간 내에 33명의 회원이 모였다는 점을 (계약의) 중요 사항으로 보았다는 점을 주장하면 그 부분의 기망이 사기로 인정될 여지는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윤영석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는 "거래관계에서는 누구나 약간씩 과장이나 허위를 섞게 마련"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민사로 손해배상부터"…실익 따져보니


이 때문에 다수의 변호사들은 형사 고소보다 민사소송을 먼저 진행하는 것이 실익이 크다고 조언한다. 형사 고소는 '편취의 고의'라는 높은 입증의 벽에 부딪혀 불기소 처분이 나올 경우, 이어질 민사소송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훈 변호사(클리어 법률사무소)는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가장 실효성 있는 해결책"이라며 "형사고소에서 무혐의 결정이 나온다면 민사소송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사소송은 형사소송보다 입증 책임의 강도가 낮아, 계약상 중요한 정보를 허위로 제공한 사실만으로도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일각의 '형사 사건에서 인정된 피해액 이상으로 민사 배상을 받기 어렵다'는 우려에 대해 윤관열 변호사(법률사무소 조이)는 "형사 재판과 민사 소송은 별개"라며 "민사소송에서 실질적인 손해를 입증하면 (형사 사건과 무관하게) 별도의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바로잡았다.


'권리금 함정' 피하려면…계약 전 '이것' 확인해야


이번 사례는 권리금을 주고 사업체를 인수할 때 판매자의 말만 믿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 판매자가 강조하는 '핵심 정보'를 반드시 객관적인 자료로 교차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교습소의 경우, 교육청에 등록된 행정 자료를 통해 실제 원생 수 변동 추이, 운영 기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매출과 관련된 정보는 세금 신고 내역 등을 통해 검증하는 것이 안전하다. 무엇보다 계약의 동기가 된 중요한 약속들은 반드시 계약서에 특약 사항으로 명시해 법적 분쟁의 소지를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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