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도 10번 'ㅅㅂ년아'…모욕죄 안돼도 스토킹은 처벌
끊어도 10번 'ㅅㅂ년아'…모욕죄 안돼도 스토킹은 처벌
전화벨만 울려도 공포…악성 고객, 법의 3중 그물망에 걸리다

콜센터 상담원에게 반복적으로 욕설 전화를 한 악성 고객에 대해, 1대1 통화라 모욕죄는 어려워도 스토킹처벌법, 정보통신망법 위반, 업무방해죄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AI 생성 이미지
"들려오는 전화벨소리에도 답답함과 불안감을 느끼며 그 고객과 같은 사람을 상담하게될까 두려움에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힘듭니다." 상담 종료를 알렸음에도 10차례 욕설 전화를 퍼부은 고객에 대한 콜센터 직원의 절규다.
1대1 통화라는 이유로 모욕죄 처벌은 어렵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반복적인 전화 행위 자체가 '스토킹'과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하며, 나아가 '업무방해죄'까지 성립 가능한 명백한 범죄라고 지적한다.
"상담 종료합니다"…끊자마자 10번 울린 '공포의 벨소리'
콜센터 상담원 A씨의 일상은 고객의 전화 한 통에 무너져 내렸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ㅅㅂ년아", "싸가지없다"와 같은 막말이 쏟아졌다.
A씨는 규정대로 욕설을 제지하고 상담 불가 안내와 함께 통화를 종료했다. 그러나 악몽은 그때부터였다.
A씨가 전화를 끊자마자 해당 고객은 보복이라도 하듯 10여 차례에 걸쳐 집요하게 전화를 다시 걸어왔다.
공포에 질린 A씨는 "들려오는 전화벨소리에도 답답함과 불안감을 느끼며 그 고객과 같은 사람을 상담하게될까 두려움에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힘듭니다"라며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모욕죄는 벽' 그러나…'스토킹법'이라는 강력한 창
A씨는 처음 '1대1 통화는 공연성이 없어 모욕죄 처벌이 어렵다'는 사실에 좌절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다른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의 장예준 변호사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가능성을 언급하며 "욕설과 폭언을 하며 10회 가량 지속적으로 전화를 건 행위는 명백히 불안감 유발 행위에 해당하므로 고소가 가능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스토킹처벌법이다. 장 변호사는 "상담 불가 안내를 하고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전화를 걸어 불안감과 공포심을 일으킨 행위는, 스토킹처벌법상 스토킹 범죄에 해당합니다"라고 단언했다.
욕설 내용뿐 아니라, 거부 의사를 무시하고 반복적으로 공포를 유발한 '행위' 그 자체가 처벌 대상이라는 의미다.
업무방해, 협박까지…악성 고객 향한 '법의 그물망'
처벌 가능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법무법인 강남의 류재연 변호사는 "상담 거부 의사 표시에도 불구하고 10회 넘게 전화를 걸어 업무를 방해한 점은 형법 제314조(업무방해죄) 적용이 가능하며, 산업안전보건법상 고객응대근로자 보호 조치 위반 여부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정상적인 상담 업무를 마비시킨 행위 자체가 별개의 범죄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상대방의 행위는 스토킹처벌법위반죄, 협박죄 등에 해당한다고 보여집니다"라며 욕설의 수위와 내용에 따라 단순 불만을 넘어선 '협박'으로도 볼 수 있음을 시사했다.
모욕죄라는 하나의 문이 막혔지만, 스토킹, 업무방해, 협박이라는 여러 개의 법적 수단이 존재하는 셈이다.
'혼자 참지 마세요'…녹취록과 접근금지가 '핵심 무기'
전문가들은 피해자가 홀로 고통을 감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구체적인 대응책을 제시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증거 확보'다.
류재연 변호사는 "첫째, 욕설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과 당일 10회 이상 인입된 회사 콜시스템의 수신 이력(내역서)을 확보하십시오"라고 조언했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강력한 조치도 있다. 김준성 변호사는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적극 권장하며 "가처분이 인용되면 금액적으로 큰 부담이 생겨 다시 찾아오거나 연락 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강하게 대응하셔야 하십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접근금지 가처분은 형사 고소와 별개로 법원에 신청하는 민사 조치로,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돼 실효성이 매우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