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알아본 네 잘못" 총각 행세하며 미혼녀 농락한 유부남⋯법원의 단호한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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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알아본 네 잘못" 총각 행세하며 미혼녀 농락한 유부남⋯법원의 단호한 판결

2026. 06. 12 15:48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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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행세하며 골프모임서 만나 두 달간 교제·성관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자신의 혼인 사실을 철저히 숨긴 채 미혼 여성과 교제하며 성관계를 맺은 유부남이 위자료 1,500만 원을 배상하게 됐다. 법원은 이 같은 기망 행위가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판단했다.


인천지방법원은 지난달 27일 미혼 여성 A씨가 기혼 남성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치밀했던 유부남의 거짓말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2025년 9월 무렵 한 골프모임에서 시작됐다. A씨와 B씨는 같은 해 10월 초부터 두 달가량 연인 관계로 발전해 성관계까지 맺었다. 그러나 B씨는 법률상 배우자와 자녀까지 있는 기혼 남성이었다.


B씨는 교제 기간 내내 철저히 미혼인 척 행세했다.


A씨는 B씨에게 "우리 집은 외박도 엄청 욕 먹어, 부모님은 결혼 그런 거 물어보지도 않고 조용히 살아가래"라며 미혼인 자신을 전제로 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B씨는 끝까지 침묵했다.


이후 B씨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유부남이면 만났겠어?"라며 따져 물었다.


이에 B씨는 "그러니까 나도 못 만날거니까 그렇게 한 거겠지"라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모임 사람들도 너 다 싱글로 알고 있잖아?"라는 A씨의 질책에도 "그치"라고 답했다.


유부남 "알아보지 않은 중과실" 주장…법원 "조사할 의무 없다"


재판 과정에서 B씨 측은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


"적극적으로 원고를 기망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원고로서도 피고가 기혼인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이에 대해 알아보지 않은 중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 책임이 없거나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단호히 배척했다.


법원은 B씨가 원고로 하여금 자신이 미혼이라고 착오하게 유도하는 발언을 충분히 했으며, 카카오톡 프로필 등에 기혼임을 알 수 있는 단서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속 골프모임에서도 혼인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원고에게 피고의 기혼 여부를 적극적으로 조사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 "혼인 여부는 성관계 결정의 매우 중요한 요소"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B씨의 행위를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로 규정했다.


재판부는 "우리 사회의 혼인, 성관계 및 불륜 행위에 대한 인식 등에 비추어 볼 때 상대방이 혼인 상태인지는 성관계를 가질 것인지를 결정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고려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방이 자신의 혼인 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거나, 상대방이 착오에 빠지도록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유도하는 행위는 모두 상대방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두 사람이 만난 경위와 교제 기간, 기망 행위 내용과 정도, 기혼 사실이 밝혀진 이후의 피고의 태도 및 원고가 받은 정신적 충격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위자료 액수를 1,500만 원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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