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용이라더니 홍보 모델로"… 미용실 사진 무단 도용 법적 대응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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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용이라더니 홍보 모델로"… 미용실 사진 무단 도용 법적 대응 가능할까?

2026. 06. 08 18:0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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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촬영 동의 넘어선 상업적 이용

'초상권 침해' 명백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신입 미용사의 연습용이라 믿고 찍어준 사진 한 장.


2년 뒤, 이 사진이 미용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을 장식하는 홍보 모델 사진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면 어떨까.


동의 없는 상업적 이용에 항의하자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사진만 슬그머니 내린 미용실.


이 황당한 사연의 주인공은 결국 법적 대응을 결심하며 '동의의 범위'를 둘러싼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연습용이라더니…" 2년 만에 알게 된 내 얼굴 광고

사건의 시작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한 미용실에서 "신입 미용사의 기술 연습과 연구 목적"이라는 설명에 따라 단순 촬영에 동의했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최근, A씨는 친구를 통해 자신의 얼굴과 머리 스타일 사진이 ‘XX컷’이라는 이름으로 해당 미용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게시된 사실을 알게 됐다.


명백한 홍보용, 즉 상업적 이용이었다.


A씨는 촬영 자체에는 동의했지만 상업적 이용에는 동의한 적이 없었다.


즉시 사진을 내려달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하자 미용실 측은 별도의 회신 없이 사진만 조용히 삭제했다.


돌아온 것은 "죄송하다, 사진 내리겠다"는 짧은 말이 전부였다.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한 A씨는 결국 소송을 통해 책임을 묻기로 결심했다.


'촬영 동의'가 '상업적 이용 동의'는 아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초상권이 침해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은다.


김민경 변호사(윈앤파트너스)는 "촬영 자체에 동의한 것과, 그 사진을 미용실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홍보용으로 사용하는 것에 동의한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법원 판례 역시 일관되게 '동의의 범위'를 엄격하게 해석한다.


설령 촬영에 동의했더라도, 당사자가 예상하거나 허락한 범위를 넘어 상업적·영리적 목적으로 사진을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는 것이다.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이 자신의 얼굴 등 신체적 특징을 함부로 공표당하거나 영리적으로 이용당하지 않을 '초상권'을 보장한다.


미용실이 고객 동의 없이 홍보용 사진을 블로그에 올린 행위에 대해 법원이 200만 원의 위자료를 인정한 판례도 존재한다.


서명기 변호사(서울종합법무법인)는 "내용증명을 보낸 이후 상대방이 사진을 삭제하고 ‘죄송하다’는 취지의 말을 한 부분은, 무단 사용 사실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던 정황으로 주장될 여지도 있다"고 짚었다.


수백만 원 배상 가능, '사과문'은 합의 조건으로

A씨가 궁금해하는 손해배상액과 사과문 문제는 어떻게 될까.


변호사들은 위자료 액수가 게시 기간, 노출 범위, 얼굴 식별 가능성, 상업성 정도 등을 종합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유사 사건 판례에 비추어 볼 때, A씨의 경우 약 2년간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얼굴이 노출된 점을 고려하면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 수준의 위자료가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사과문'을 법원을 통해 강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헌법재판소는 법원이 가해자에게 사죄 광고 등을 강제하는 것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소송 전후 합의 과정에서 '사과문 작성 및 전달'을 손해배상금 지급과 함께 조건으로 내거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윤준기 변호사(법률사무소 새율)는 "법적 절차를 통해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실질적인 사과를 받아내는 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증거 확보가 최우선"… 소멸시효 3년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소송을 결심했다면 증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범수 변호사(법무법인 약속)는 미용실 홈페이지 게시 화면 캡처, 게시 기간을 확인할 자료, 촬영 동의 과정이 담긴 대화 내역, 내용증명 발송 자료와 상대방의 반응 등을 신속히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므로, 지체 없이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이 중요하다.


A씨의 사례는 단순히 사진 한 장의 문제가 아니라, '동의'의 의미와 범위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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