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병으로 맞고 물건 집어던져"…수십 년 가정폭력, 증거 없어도 이혼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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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병으로 맞고 물건 집어던져"…수십 년 가정폭력, 증거 없어도 이혼 가능할까?

2025. 10. 13 12:29 작성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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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자녀의 일관된 진술이 결정적 증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수십 년간 이어진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린 한 가족이 '증거 부족'을 이유로 이혼 소송조차 망설이고 있다.


어머니는 남편으로부터 임신 시절부터 폭력을 당했다. 소주병에 머리를 맞아 수술한 기억은 끔찍한 트라우마로 남았다. 남편의 도박과 불륜 의혹도 있었지만, 10년 이상 지난 일이라 어떤 흔적도 남아있지 않다.


딸 A씨 역시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폭력에 노출됐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아버지는 청소기, 핸드폰 같은 물건들을 집어던졌다. A씨는 "고등학생 때는 아버지가 던진 물병에 맞을 뻔했다"며 공포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최근 어머니가 용기를 내 이혼을 요구하자 아버지의 위협은 더 노골적으로 변했다. 어머니의 외출을 막고, "바람을 피운다"고 몰아세우며 젓가락을 집어던졌다. 심지어 이혼 요구 다음 날, 거부하는 어머니에게 성관계를 강요하며 괴롭히기까지 했다.


A씨는 "아버지가 어머니를 해치거나 폭행하실까 봐 밖에 나가지도 못하겠다"며 절박한 심정을 호소했다.


증거가 없는데, 이혼할 수 있나요?

A씨 가족의 가장 큰 고민은 '증거 부족'이다. 수십 년간 이어진 폭언과 폭행을 입증할 진단서나 녹음 파일 하나 없는 상황. 하지만 변호사들은 "물리적 증거가 없어도 이혼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유안의 조선규 변호사는 "어머니와 A씨의 고통스러운 경험과 기억 자체가 가장 중요한 증거"라며 "언제, 어디서, 어떤 폭행과 폭언이 있었는지 최대한 상세하고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민법 제840조는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와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재판상 이혼 사유로 규정한다. 법원은 장기간의 폭언, 폭행, 위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부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는지 판단한다.


목격자인 자녀의 증언도 증거가 될까?

변호사들은 딸 A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A씨는 폭력의 장기적인 목격자이자 직접적인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A씨의 증언은 아버지의 폭력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혼인 파탄 실체를 드러내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법무법인 숭인 임은지 변호사는 "증거가 없어도 자녀분 진술서, 가사조사 등을 통해 재판 이혼을 진행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아빠가 무서운데"… 안전 확보가 최우선

이혼 소송보다 시급한 것은 어머니와 A씨의 안전 확보다. 변호사들은 즉각적인 법적 조치를 통해 폭력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더 큰 해코지를 당하기 전에 신속히 형사고소 및 이혼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며 "가정폭력으로 즉시 형사 고소하고 접근금지명령도 신청해 엄벌을 탄원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노경희 법률사무소의 노경희 변호사도 "이혼소송을 진행할 때 가정법원에 '사전처분(접근금지)' 신청을 해 아버지의 접근과 연락을 차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폭력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112에 신고해 경찰 출동 기록을 남기는 것 역시 그 자체로 중요한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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