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 소송 패소 후 역습, '사생활 유포'로 판 뒤집힐까?
상간 소송 패소 후 역습, '사생활 유포'로 판 뒤집힐까?
재판 이기려 '성추행 당했다' 허위 주장…남편마저 등 돌린 아내의 삼중고

상간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한 A씨가 상대방의 악의적 사생활 유포에 맞서 명예훼손 형사고소로 반격에 나섰다. / AI 생성 이미지
상간 소송 항소심 패소라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A씨가 상대방의 '악의적 사생활 유포'를 근거로 형사고소라는 반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상대방은 재판 승소를 위해 주변인에게 부부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심지어 성추행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도 1년 넘게 고소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남편마저 등을 돌리자 이혼까지 결심한 A씨. 명예훼손 형사고소, 민사소송, 이혼소송이라는 복잡한 법적 다툼 속에서 전문가들은 '전략적 순서'와 '정확한 증거'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상간 소송 이겼지만 끝나지 않은 전쟁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 A씨는 남편과 부정행위를 저지른 여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 승소의 기쁨도 잠시, 2심에서 패소했다. 그런데 패소보다 더 큰 충격이 A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상대방이 항소심에서 이기기 위해 주변인들에게 A씨 부부의 사생활을 무차별적으로 노출하고 비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상대는 "상간한 적이 없다"는 증거를 만들겠다며 지인들에게 연락해 녹취를 하는 과정에서 A씨 부부를 깎아내렸다.
상대방의 주장은 상식을 벗어났다. "남자친구와 가기로 한 숙소를 남편과 시험해 보러 간 것"이라며 들어본 적도 없는 남자친구의 존재를 끌어들이는가 하면, "만취 상태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도 1년이 넘도록 형사 고소조차 하지 않았다.
A씨는 "부부의 믿음이 없어서 의심하는 것을 왜 자기탓을 하냐"는 뻔뻔한 주장을 일삼았다며, "꼭 형사에서 그 악질적인 행태를 범죄로 봐주시어, 민사도 잘 진행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토로했다.
남편 역시 진정성 있는 반성이 없고 상대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자, A씨는 결국 이혼을 결심했다.
형사고소 먼저... 전문가들이 제시한 '전략적 순서'
A씨의 복잡한 상황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소송의 '순서'가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효율적인 순서는 [명예훼손 형사고소] 결과를 확인한 뒤, 이를 바탕으로 [명예훼손 민사소송]과 [이혼소송]을 진행하는 것이다.
홍대범 변호사는 "민사소송에서 상대방의 불법행위(명예훼손)를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는 검사의 기소 결정이나 법원의 유죄 판결문입니다"라며 형사고소 선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형사 처벌이 확정되면 민사상 위자료를 높이는 데 결정적 사유가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명예훼손 민사소송의 소멸시효(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가 9월로 임박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서아람 변호사는 "오는 9월 전 시효 문제가 있다면 우선 민사소장을 제기해 권리를 보전하고, 형사사건 진행 상황과 증거를 민사에서 보완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라고 조언했다.
이혼소송을 함께 진행하는 것 역시 유리한 전략으로 꼽혔다. 홍대범 변호사는 상대방의 명예훼손 행위와 남편의 무책임한 태도를 묶어 '공동의 불법행위로 인해 가정이 파괴되었다'는 논리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간자의 행위가 혼인 파탄의 원인이 되었음을 함께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판 이기려 한 거짓말도 죄가 되나"
상대방이 '소송 방어'를 위해 한 거짓 주장과 사생활 유포 행위는 처벌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소송 서류 안에서의 주장은 방어권으로 보호될 수 있지만, 그 내용을 제3자에게 퍼뜨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아람 변호사는 "재판 서면 안에서 한 주장은 원칙적으로 방어권 범위로 보호될 수 있지만, 주변인들에게 연락하며 부부 사생활을 퍼뜨리고 비방했다면 별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연주 변호사는 "'소송 방어 목적' 주장이라 하더라도 사회상규를 벗어나 사생활을 과도하게 유포했다면, 형사·민사 모두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상대방이 주장한 '성추행 피해'는 오히려 상대의 발목을 잡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홍대범 변호사는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도 1년 넘게 고소하지 않은 점은 그 주장의 신빙성이 낮다는 방증입니다"라며 형사 절차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공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상대방이 소송 승리를 위해 허위 사실을 유포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근거가 된다.
그래서, 얼마나 받을 수 있나?…위자료의 냉정한 현실
A씨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피해 보상 규모다. 변호사들은 사안의 악질성을 고려할 때 상당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지만, 기대보다는 낮은 금액이 될 수도 있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내놓았다.
명예훼손 자체에 대한 위자료는 통상 수백만 원에서 1천만 원 내외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유진 변호사는 "명예훼손 단독 위자료는 통상 300만~1,000만 원 내외"라면서도 "반복적·악의적 유포, 혼인 파탄에 영향까지 인정되면 1,000만~2,000만 원 이상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혼 위자료는 별도로 산정된다. 김동훈 변호사는 이혼 위자료에 대해 "이혼 위자료는 법원이 직권으로 산정하며 통상 1천만 원에서 3천만 원 사이에서 결정되나, 상대방의 악의적 태도를 입증하여 액수를 최대한 높여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모든 소송의 성패는 '증거'에 달려 있다. 김수열 변호사는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명예훼손과 관련된 증거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발언이나 행동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조선규 변호사 또한 "유포 행위별로 사건을 분해해 정리하십시오. 언제, 누구에게, 어떤 말이나 자료가 전달됐는지, 전달 매체가 무엇인지, 그 사람이 다시 전파했는지까지 표로 정리하시는 방식이 유효합니다"라고 구체적인 증거 정리 방법을 조언했다.
법적 다툼의 끝에서 A씨가 잃어버린 평온을 되찾을 수 있을지, 법원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