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이혼의 방향을 찾다, 세 가지 원칙 ② 아이의 아픔 최소화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올바른 이혼의 방향을 찾다, 세 가지 원칙 ② 아이의 아픔 최소화

2021. 10. 29 15:47 작성2021. 11. 10 19:08 수정
김원 변호사의 썸네일 이미지
unilawkr@gmail.com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이혼을 결정하면서 자녀는 그 과정에서 소외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아이의 복리를 고려해 혼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변호사와 재판부의 세심한 고려는 필수적이다. /셔터스톡

A씨와 B씨는 결혼 10년 차 부부로 슬하에 2명의 자식을 두고 있었다. B씨는 3년 전 다른 남자와 만나 사귀면서 성관계를 하는 등 부정행위를 하였고, A씨가 이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아이들을 생각하여 참고 넘겼다. 그런데 B씨가 이번에는 가출하여 다른 남자와 같이 지내기 시작했고, 이후 몇 달 뒤 갑자기 A씨에게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재산 분할을 요구하고 나섰다. A씨는 새출발 남성이혼센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B씨에게 이혼과 위자료를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하면서, 재산 분할 요구에도 반박을 하였다.


이 사건에서 우선 문제가 된 것은 A씨의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질 수 있느냐였다. B씨가 3년 전에 부정행위를 한 사실은 명백했지만 시간이 너무 지난 것이 문제였다. 우리 민법은 제841조에서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하는 경우에 관해서, 다른 일방이 사전 동의를 하거나 사후 용서를 하면 이혼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한 배우자가 부정행위를 한 사실을 안 날로부터 6개월, 부정행위를 한 날로부터 2년이 지나면 이혼을 청구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B씨의 변호사는 이런 규정을 들며 A씨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재산 분할이었다. B씨는 두 자녀의 양육권에 대해서는 다투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녀는 모두 A씨가 키우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A씨는 조그마한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고, 재산이라고는 가게 건물과 두 아이와 함께 사는 집이 전부였다.


법원의 재산 분할 판결에 있어 혼인 기간이 10년 정도이고, 자녀가 있는 경우라면 통상 재산 분할은 5 대 5의 비율로 정해지기 마련이었다. 만일 위와 같이 재산을 분할하게 된다면 A씨로서는 집을 매각하여 부정행위를 한 B씨에게 금원을 지급해야 했고, A씨와 남은 두 자녀는 함께 길거리에 나앉게 될 우려까지 있었다.


이 때문에 재판부에 자녀의 양육에 관한 부분을 재산 분할 비율에 반영해 줄 것을 강력히 주장하였다.


한편, 우리 법은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부모가 양육자에게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매달 양육비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특별한 재산이 있거나 정기적인 급여를 받지 않는 B씨가 양육비를 지급해 줄지는 매우 의심스러운 상황이었다. B씨는 재판 과정에서 사전처분으로 정해진 최소한의 양육비마저 A씨에게 거의 지급하지 않았다.


결론은 어떻게 됐을까? 재판부는 우선 B씨의 이혼 청구가 이유 없다고 기각하면서 오히려 A씨의 이혼 청구가 이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B씨의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민법에서 정한 2년이 지난 것은 맞다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부정행위로 인해 신뢰 관계의 훼손을 초래한 일련의 사정이 민법 제840조 제6호의 사유, 즉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또 재판부는 새롭게 부정행위를 한 남자 사이에 대해서는 성적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함께 지내고 수시로 여행을 다니는 행위만으로도 부정행위에 해당하여 민법 제840조 제1호의 사유도 있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이처럼 B씨의 행위로 인해 이혼에 이르게 된 이상 B씨가 A씨에게 2000만원의 위자료를 주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재산 분할 비율에 대해서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A씨에게 7, B씨 3의 비율로 결정했다. 여기에서 재판부가 중요하게 판단한 부분이 "향후 A씨가 자녀들을 양육하고 교육할 예정인 점"이었다. 일반적으로 재산 분할의 비율 판단에는 '부양적 측면'이 고려된다고 하는데 재판부는 타당하게도 이러한 '부양적 측면'에는 단순히 이혼하는 당사자의 '부양적 측면'뿐만 아니라 자녀의 '부양적 측면'도 핵심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아마도 재판부는 B씨가 앞으로도 계속 A씨에게 양육비를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을 것이고 그런 고려에서 위자료와 재산 분할 비율을 통해 A씨가 자녀들과 함께 살 집과 가게 건물은 계속 보유하면서 자녀들을 정상적으로 양육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결정을 하였다고 보인다.


A씨는 B씨에게 재산 분할과 관련하여 가게와 집을 매각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의 금원을 지급하게 되었고, 결국 A씨는 아이들과 함께 살 집과 아이들을 양육할 터전이 될 가게 건물을 지킬 수 있었다. 덕분에 낯선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할까 봐 걱정했던 아이들도 현재 A씨와 함께 잘 지내고 있다.


부모의 이혼은 부모뿐만 자녀의 삶 전체를 위태롭게 하는 사건일 수 있다. 특히 합쳐져 있던 살림이 쪼개지면서 자녀 양육을 담당하는 양육자가 자녀를 양육하기에 충분한 환경을 조성하기가 힘들어지는 것이 큰 문제다. 이를 위해 우리 법은 자녀를 양육하지 않는 부모가 양육자에게 양육비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고,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에게 운전면허 정지부터 형사처벌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매달 지급되는 양육비로는 자녀 양육을 위한 환경을 만드는 데 충분하지 않다. 그런 점에서 재산 분할의 비율에 있어 자녀의 '부양적 측면'을 고려한 것은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보통 이혼을 결정하면서 자녀는 그 과정에서 소외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의 복리를 고려해 혼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변호사와 재판부의 세심한 고려는 필수적이다. 양육권과 양육비뿐만 아니라 재산 분할 측면에서도 자녀의 '부양적 측면'이 중요한 요소로써 판단될 필요가 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