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0만원 빌려간 지인의 배신…개인회생 신청, 방법 없나?
4,600만원 빌려간 지인의 배신…개인회생 신청, 방법 없나?
연락 두절 후 개인회생 신청한 채무자…'사기죄' 고소가 채권 회수의 핵심 열쇠

거액을 빌려간 지인이 개인회생을 신청하며 연락을 두절한 사연이 전해졌다. / AI 생성 이미지
“이것만 해결하면 금방 갚겠다”던 지인에게 3년간 대출까지 받아 4,600만원을 빌려줬지만, 돌아온 것은 연락 두절과 개인회생 신청 통보였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법률 전문가들은 채무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했더라도 포기하기엔 이르다며, 처음부터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을 입증해 '사기죄'로 형사 고소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사기 범죄로 인정된 채무는 개인회생 절차에서도 면책되지 않기 때문이다.
"곧 갚겠다" 믿었건만…연락 두절과 개인회생이라는 배신
3년 전, A씨는 사업에서 사기를 당해 힘들다며 “이것만 해결하면 대출도 받고 돈 마련해서 금방 갚을테니 도와달라”고 사정하는 지인을 외면할 수 없었다. A씨는 결국 대출까지 받아 1,100만원, 1,000만원 등 총 4,6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을 여러 차례에 걸쳐 빌려주었다.
지인은 “1년안에 무조건 갚겠다”, “사무실 보증금 나오면 주겠다”고 약속했다. A씨는 지인을 믿고 초기 대출 이자까지 대신 내주기도 했다. 이후 지인은 1년간 이자를 보내왔지만, 갑자기 사업을 접고 사무실을 정리했다. 약속했던 보증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더 큰 문제는 그 이후에 터졌다. 어느 날 갑자기 지인의 카카오톡 프로필이 사라지고 전화번호가 바뀌었다. 불안한 마음에 SNS를 모두 뒤져 겨우 연락이 닿았지만, 지인은 “일부러 연락처를 바꾼게 아니다. 어쩔수 없었다”는 변명만 늘어놓았다.
급기야 “일하다가 몸을 다쳐 돈을 벌 수 없는 상황이라, 당장 돈 갚는 것도 안되고 이자도 보낼 수 없다”더니, 개인회생을 신청해 버렸다. A씨는 돈을 빌려주고 1년이나 지나서야 비대면으로 받은 차용증 한 장을 손에 쥔 채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개인회생은 '민사', 사기죄는 '형사'…형사고소가 돌파구
채무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모든 빚을 갚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지만, 모든 채무가 면책(免責·책임을 면제함)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사기’와 같은 불법행위로 발생한 채무는 다르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대표변호사는 “상대방에게 파산,회생 결정이 있더라도 이는 사기죄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라며 개인회생과 형사 책임은 별개임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형사 고소를 통해 채무자를 압박하고 합의를 통해 피해 금액을 회복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사기로 형사처벌을 받아야만 회생결정이 나와도 채권이 소멸하지 않기 때문에 고소건에 집중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가온길의 백지은 변호사도 A씨의 사연에 대해 “차용금 사기(용도사기) 고소 여부를 검토해 볼 사안으로 보입니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즉, A씨의 지인이 처음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 없이 돈을 빌렸다는 점을 입증하면, 개인회생 절차와 무관하게 채무 변제를 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늦게 쓴 차용증도 '유효'…구체적 대응 방법은?
A씨가 뒤늦게 받은 차용증의 효력은 어떨까.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비록 차용증이 나중에 작성되었더라도, 실제 금전거래가 있었음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들이 있다면 채권자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차용증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대화 내용, 계좌 이체 내역 등은 모두 채무 관계를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전문가들은 사기죄 입증과 함께 개인회생 절차에 대한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주문했다.
가장 먼저 채무자의 개인회생 사건을 조회해 ‘개인회생채권자목록’에 A씨의 채권이 제대로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채무자가 고의로 채권을 누락했다면 해당 채무는 면책 대상에서 제외된다.
변호사 홍현필 법률사무소의 홍현필 변호사는 “상대방(채무자)이 개인회생(개인파산)을 하더라도 채무자가 고의로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은 면책의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더든든 법률사무소의 조수진 변호사 역시 “A씨의 경우 반복적인 대출 요구, 허위 변제약속, 연락두절 등 사기성 행위의 정황이 있어 면책제외 사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A씨는 모든 증거자료를 모아 지인을 사기죄로 고소하고, 동시에 법원에는 해당 채권이 사기 범죄로 인한 ‘비면책 채권’임을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잃어버린 돈을 되찾을 희망을 가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