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만남 거절하자 "성추행"…손가락으로 찌른 행위, 유죄일까?
조건만남 거절하자 "성추행"…손가락으로 찌른 행위, 유죄일까?
변호사들 "성적 의도 없어 무죄" 우세 속 "허벅지·차 안, 상황 불리" 경고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조건만남을 그만두자고 했더니 성추행범으로 몰렸습니다."
차에서 내리라며 여성의 허벅지를 손가락으로 찌른 남성이 고소 위기에 처했다. 성인 간 성매매 미수는 처벌되지 않지만, 이 신체 접촉이 성추행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법조계 의견이 엇갈렸다.
'성적 목적'이 없었다는 무죄 주장과, '허벅지'라는 부위와 '조건만남'이라는 특수 상황이 유죄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팽팽히 맞선다.
"내려!" 한마디와 함께…'성추행범'으로 몰린 사연
조건만남 애플리케이션으로 여성을 만나기로 한 A씨. 그는 약속 장소인 자신의 차 안에서 상대를 마주했지만, 이내 마음을 바꿨다. 여성이 어딘가 미심쩍다는 생각에 조건만남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그는 여성에게 "차에서 내려달라"고 말하며 손가락으로 허벅지를 한 번 찔렀다. 이 행동이 화근이었다.
여성은 A씨의 행동에 앙심을 품고 "성추행으로 고소하겠다"고 맞섰다. 순식간에 성범죄자로 몰릴 위기에 처한 A씨는 법률 전문가들에게 자신의 행위가 정말 범죄가 되는지 물었다.
쟁점① '무죄' 우세론…대부분 "성적 의도 없었다"
A씨의 사연에 다수 변호사는 성추행이 성립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강제추행죄의 핵심 요건인 '성적 의도'가 A씨의 행위에는 없었다는 분석이다. 고준용 변호사(법무법인 도모)는 "단순히 차에서 내리도록 요구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접촉이라면 사회통념상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성추행이 인정되기 힘든 사안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주헌 변호사(법률사무소 파운더스) 역시 "의뢰인님의 행위는 '조건만남을 거부하고 차에서 내리기 위한' 목적이었지 '성적 목적'이 아니었음을 명확히 주장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즉, 하차를 재촉하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 성적 만족을 위한 행위가 아니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것이다.
쟁점② '유죄' 가능성…일부 "상황과 부위가 문제"
하지만 일부 변호사들은 안심하긴 이르다고 경고했다. 행위자의 주관적인 의도와 무관하게 객관적인 상황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대희 변호사(파이브스톤즈 법률사무소)는 접촉 행위 자체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상대방이 차에서 내려 달라는 의미라면 신체 접촉 없이 내려 달라는 말로도 충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윤영석 변호사(법무법인 베테랑)도 "특히, 조건만남을 위해 만난 특수한 관계, 차량 내부라는 폐쇄된 공간, 신체 접촉 부위가 '허벅지'라는 점 등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라며 강제추행 인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법원이 행위자의 의도보다 객관적인 상황과 행위 자체를 더 중시할 수 있다는 우려다.
성매매 미수는 '무죄', 무고죄 역고소는 '글쎄'
한편, A씨가 우려했던 다른 쟁점들에 대해서는 비교적 의견이 일치했다. 먼저 '성인 간 성매매 미수'는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 모든 변호사가 동의했다. '성매매처벌법'에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상대방을 '무고죄'로 역고소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윤영석 변호사는 "귀하의 사안에서 상대방이 '허벅지를 손가락으로 찔렸다'는 실제 발생한 사실을 바탕으로 고소한다면, 설령 그 동기가 앙심을 품은 것이라 하더라도 이를 '허위사실'의 신고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자체를 날조한 것이 아니라, 발생한 사실에 대한 법률적 평가를 주장하는 것이어서 무고죄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전문가들은 A씨가 성추행 혐의에 대한 방어에 집중해야 하며, 초기 수사 단계부터 일관된 진술과 법적 조력을 통해 '성적 의도가 없었음'을 명확히 소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