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지도 않은 아들 둘이 내 자식?…전남편이 몰래 올린 '유령 자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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낳지도 않은 아들 둘이 내 자식?…전남편이 몰래 올린 '유령 자녀들'

2025. 08. 13 09:1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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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하면 "뻐꾸기" 중얼댔던 전남편

알고 보니 혼외자 둘을 몰래 호적에 올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기초생활수급자 선정 통지서 한 장이 54년 된 비밀을 폭로했다. 70대 여성이 낳은 적도 없는 아들 둘이 자신의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라와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1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한 사연자는 1971년 결혼했던 전남편이 자신과 결혼하기도 전에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을 몰래 자신의 자녀로 출생신고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뻐꾸기 같은 사람"…술 취할 때마다 중얼댔던 의미

사연자는 "연애할 때 어찌나 다정하던지 세상에 이렇게 좋은 사람은 없을 것 같아 결혼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남편은 "세상 모든 여자에게 친절한 사람"이었고, 결국 딸이 대학에 들어갈 무렵 이혼했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흐른 최근, 이상한 통지서들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먼저 자녀가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됐다는 통지가 왔다. 처음엔 행정착오로 여겼지만, 이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의 범칙금 미납 통지까지 받게 됐다.


황급히 가족관계등록부를 떼어본 사연자는 충격에 빠졌다. "제가 배 아파서 낳은 자식은 딸 하나뿐인데, 제 밑으로 아들이 무려 둘이나 올라와 있었다"는 것이다.


수소문 끝에 밝혀진 진실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두 아들은 전남편이 사연자와 결혼하기도 전에 사실혼 관계였던 여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이었다. 전남편은 이 사실을 숨기고 결혼했을 뿐 아니라, 다른 여자가 낳은 아이들을 사연자 명의로 출생신고까지 했던 것이다.


사연자는 "문득 오래전 그 사람이 술에 취할 때마다 '나는 뻐꾸기 같은 사람이야'라고 중얼거렸던 게 떠올랐다"고 했다. 뻐꾸기가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듯, 자신의 아이를 남의 호적에 올린 것을 빗댄 말이었던 셈이다.


50년 전엔 가능했던 '유령 출생신고'

법무법인 신세계로 신고운 변호사는 "요즘은 다 병원에서 출산하기 때문에 출생증명서에 산모가 누군지 기재돼 이런 일이 발생하기 어렵다"며 "50년도 더 전이라고 하니 가정에서 직접 출산한 경우에나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친자식이 아님에도 가족관계등록부에 잘못 등재된 경우, 정리하지 않으면 상속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사연자처럼 뒤늦게 발견한 경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친생부인의 소 vs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소송

가족관계등록부를 정정하려면 법원의 판결이 필요하다. 민법 제844조는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생자 추정을 받는 경우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 한다. 다만 이 소송은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2년 내"라는 제척기간이 있다. 실제 혈연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2년이 지나면 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사연자의 경우처럼 혼인신고 전에 태어난 아이라면 상황이 다르다. 이때는 '친생자관계 부존재 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 소송은 제소기간 제한이 없어 당사자가 생존해 있는 동안 언제든 제기할 수 있다.


DNA 검사 없이는 입증 어려워…실종선고라는 대안

친생관계 부존재를 입증하려면 유전자(DNA) 검사가 필수다. 법원은 소송 절차를 통해 검사촉탁신청을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판단한다.


문제는 상대방의 소재를 알 수 없는 경우다. 사연자도 "지금 두 명의 아들과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했다. 피고를 찾을 수 없으면 DNA 검사를 할 수 없고, 결국 친생관계 부존재를 입증할 수 없어 소송이 기각될 수밖에 없다.


신고운 변호사는 대안으로 '실종선고'를 제시했다. "생사가 5년간 분명하지 않은 경우 주소지 가정법원에 실종선고를 청구해 법적으로 사망 처리할 수 있다"며 "일단 실종선고를 통해 상속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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