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지어 훅 풀었다" 고소한 회원 vs "허위 사실" 맞고소한 트레이너… 승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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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지어 훅 풀었다" 고소한 회원 vs "허위 사실" 맞고소한 트레이너… 승자는 없었다

2025. 10. 15 17:26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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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양쪽 모두 증거 불충분"

PT 수업 중 신체 접촉을 두고 트레이너와 회원이 강제추행·무고 혐의로 맞고소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셔터스톡

2021년 안양의 한 헬스장, 트레이너 A씨와 회원 B씨의 관계는 신뢰를 바탕으로 시작됐다. B씨는 4개월간 26회에 걸쳐 A씨에게 개인 운동 지도를 받았다. 운동 자세를 교정하고 근육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신체 접촉이 오갔다. 하지만 이는 곧 돌이킬 수 없는 법적 다툼의 불씨가 되었다.


사건의 발단은 PT 수업 중 벌어진 신체 접촉이었다. B씨는 2021년 11월, "A씨가 PT 수업 중 안마를 하며 몸에 상처를 냈고, 브래지어 후크를 강하게 잡아당겨 풀어지게 했다"며 강제추행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끝나지 않는 고소전, 그리고 진실공방

경찰과 검찰은 약 9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A씨에 대해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형사 처벌 위기에서 벗어난 A씨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2022년 4월, A씨는 "B씨가 허위 사실로 고소했다"며 B씨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하지만 이 역시 검찰에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결론 났다. 수사기관은 "B씨의 신고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형사 절차에서 누구의 잘못도 명확히 가려지지 않자, 두 사람은 서로에게 정신적·금전적 피해를 주장하며 2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으로 전장을 옮겼다.


법원의 판결 "무고도, 강제추행도 인정할 증거 없다"

2년간의 다툼 끝에 수원지방법원은 양측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먼저 트레이너 A씨가 제기한 '무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사실에 관하여 불기소처분 내지 무죄판결이 내려졌다고 하여, 그 자체를 무고를 하였다는 적극적인 근거로 삼아 신고내용을 허위라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즉, A씨가 형사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이 곧 B씨의 주장이 '거짓'임을 증명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법원은 ▲실제로 PT 수업 중 신체 접촉이 있었던 점 ▲B씨가 신체 접촉으로 성적 불쾌감을 느꼈을 수 있는 점 ▲성범죄 피해자의 경우 즉각적으로 항의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B씨의 고소가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동시에 법원은 회원 B씨가 주장한 '강제추행'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PT 수업의 특성상 부득이한 신체 접촉이 수반되는 점 ▲수업이 개방된 공간에서 진행된 점 ▲B씨가 문제 제기 이후에도 A씨에게 계속 운동 지도를 받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러한 정황을 종합하면 "원고(트레이너)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강제추행의 불법행위가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결국 법원은 양측의 손을 모두 들어주지 않았다. 2년에 걸친 진실공방은 '쌍방 기각'이라는 결론과 함께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하라는 판결로 막을 내렸다.


[참고] 수원지방법원 제9-3민사부 2024나87362(본소) 2024나87379(반소) 판결문 (2025. 8. 20.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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