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김에 옥상서 나체로 담배…공연음란죄 간호사, 직장 잃게 될까?
술김에 옥상서 나체로 담배…공연음란죄 간호사, 직장 잃게 될까?
검찰 벌금 300만원 구약식기소…의료기관 취업제한 명령 내려질까 불안

공연음란죄로 벌금형을 받은 간호사가 취업제한 명령으로 직업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 AI 생성 이미지
최근 간호사로 취업한 A씨는 공연음란죄로 검찰에서 벌금 300만 원의 약식기소 처분을 받았다. 취업난으로 답답한 마음에 술을 마신 뒤, 밤이라 아무도 없다고 생각해 나체로 옥상에 올라가 담배를 피운 것이 화근이었다.
또 다른 날에는 옷을 입고 옥상에 가던 중 복도에서 잠시 멈춰 성기를 3~5초간 꺼내기도 했다. 이 모든 장면이 옆집 CCTV에 찍혀 신고됐다. A씨는 CCTV가 있는 줄도 몰랐다고 토로했다.
깊이 후회하며 법원에 반성문까지 냈지만, A씨의 가장 큰 걱정은 따로 있다. 성범죄 전과로 인해 어렵게 구한 간호사라는 직업을 잃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이다.
벌금 300만원보다 무서운 '취업제한 명령'
변호사들은 벌금 액수보다 '취업제한 명령'이 부과될지 여부가 사건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공연음란죄는 성폭력처벌법상 '성폭력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혜검 법률사무소 김혜주 변호사는 "청소년성보호법은 성범죄로 형을 선고하는 경우 취업제한 명령을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도록 한다"며 "벌금형이라도 대상이 되고, 의료기관이 취업제한 기관에 포함돼 간호사로 근무하는 상황에서는 직접적인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즉, 법원이 벌금형과 함께 취업제한 명령을 내리면 A씨는 일정 기간 의료기관에서 일할 수 없게 된다.
간호사 면허 취소될까? "벌금형은 결격사유 아냐"
다만 공연음란죄로 벌금형을 받는다고 해서 간호사 면허가 바로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의료법상 면허 취소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을 때의 결격사유이기 때문이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는 "300만 원 벌금형은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면허 자체는 유지된다"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정중동 김상윤 변호사 역시 "벌금형은 면허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현재 단계에서 먼저 퇴사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결국 A씨의 직업을 위협하는 것은 면허 취소가 아닌, 법원의 판단에 따라 내려질 수 있는 '취업제한 명령'인 셈이다.
법원 재량에 달린 취업제한…'면제' 가능할까
취업제한 명령이 모든 성범죄 사건에 자동으로 부과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재범의 위험성이 현저히 낮은 경우'나 '취업을 제한해서는 안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이를 면제할 수 있다.
반포 법률사무소 김윤환 변호사는 "행위가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아무도 없다고 오인한 상태에서 발생했고, 범행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는 점은 정상참작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A씨의 행위가 여러 차례 반복된 점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도결 최우준 변호사는 "복도와 옥상은 외부 노출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고, 반복 정황이 있으면 법원은 가볍게만 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취업제한 명령을 피하려면 재범 위험성이 낮다는 점을 법원에 적극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관건이다.
약식명령 그대로 받지 말고 '정식재판' 청구해야
변호사들은 만약 법원의 약식명령에 취업제한 명령이 포함돼 있다면, 반드시 정식재판을 청구해 다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식명령을 고지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취업제한 면제를 주장할 기회가 생긴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는 "취업제한 면제 판결을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라며 "정식재판 청구 단계부터 형사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신속하고 철저하게 대응하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에스제이 파트너스 이동현 변호사는 한 발 더 나아가 "의료인이라는 점 등을 어필해 최대한 선고유예를 내려달라는 내용의 법률적인 의견서를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변호사들은 반성문 외에도 재직증명서, 성실한 직장생활을 입증할 자료, 재범 방지를 위한 서약이나 상담·교육 이수 자료, 가족이나 직장동료의 탄원서 등을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