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그대로 다시 주세요" 전화 한 통에 택배 보낸 한약사, 대법서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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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그대로 다시 주세요" 전화 한 통에 택배 보낸 한약사, 대법서 유죄

2025. 07. 15 15:5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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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유죄→2심 무죄→대법원 “명백한 약사법 위반”

재주문이라도 대면 복약지도 원칙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단골 환자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전화 주문만 받고 다이어트 한약을 택배로 보내준 한약사가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 판결을 받았다. 재주문이라도 약사의 대면 복약지도 의무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이다.


사건의 시작은 2019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성북구에서 한약국을 운영하는 한약사 A씨는 다이어트 한약을 구매하러 온 손님을 직접 문진한 뒤 30일치 약을 25만 원에 판매하고 택배로 보내줬다.


문제는 두 달 뒤인 11월에 발생했다. 이 손님이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지난번과 똑같은 약을 추가로 구매하고 싶다"고 요청한 것이다. A씨는 전화 통화로 별다른 이상 증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동일한 다이어트 한약을 다시 택배로 보내줬다.


이 행위가 약사법 제50조 제1항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A씨는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조항은 "약국 개설자 및 의약품 판매업자는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엇갈린 하급심… 2심 법원 "재주문은 괜찮다"며 무죄

1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약국이 아닌 외부 장소에서 판매가 이뤄졌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법원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처음에는 대면 문진을 했고, 이후 동일한 한약을 추가로 구매하고 싶다는 문의에 따라 판매한 것"이라며 "전화 통화에서 구매자가 부작용을 호소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약품 판매를 구성하는 주문, 조제, 인도, 복약 지도 등 일련의 행위의 주요 부분이 한약국 내에서 이뤄진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단골 환자에 대한 일종의 '애프터서비스' 차원으로 본 셈이다.


대법원 "국민보건이 우선… 성분 같다고 예외 안돼"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180도 달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원심의 무죄 판결을 깨고 사건을 다시 재판하라며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먼저 약사법의 입법 취지를 강조했다. 재판부는 "약사법 제50조 제1항은 충실한 복약지도를 통해 의약품의 오남용을 막고, 유통과정에서의 변질·오염 가능성을 차단하며, 약화(의약품 부작용) 사고 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려는 목적"이라며 "이는 한약과 한약제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못 박았다.


이어 A씨의 판매 행위가 왜 위법인지를 조목조목 짚었다. 대법원은 A씨의 행위가 "△주문이 전화로 이뤄졌고 △주문자를 대면해 복용 후 신체 변화를 확인하고 당시 상태에 맞는 복약지도를 하는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약사가 주문자에게 직접 한약을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의약품 판매의 주요 부분이 약국 내에서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며 "기존에 주문했던 약과 성분이나 가격이 모두 같다고 해서 다르게 볼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단골 고객의 편의보다는 국민보건 향상과 의약품 안전이라는 대원칙을 더 엄격하게 따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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