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쌓여만 가는 외상에 사기죄로 고소를 당했다…일부러 안 갚은 게 아닌데 사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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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쌓여만 가는 외상에 사기죄로 고소를 당했다…일부러 안 갚은 게 아닌데 사기일까?

2021. 04. 07 13:54 작성2021. 04. 07 23:00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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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대금 못 갚았다 = 사기죄? 변호사들이 보기엔 어떨까

대법원 "계약이행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을 때 사기죄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돼"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외상으로 가져다 쓴 식재료 값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결국 사기죄로 고소를 당했는데, 어떻게 대응하는 게 맞는지 궁금하다./게티이미지코리아

"우리도 힘들어. 자기네만 힘든 거 아니야. 이번에도 돈 안 보내면 고소하는 수밖에 없어."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 거리두기 방역수칙 등에 따라 식당 운영이 제한되면서 사정은 더 힘들어졌고 외상으로 가져다 쓴 식자재 값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그동안은 한 번도 밀린 적 없이 갚아왔던 터라 마음이 더 힘든 A씨. 차용증까지 썼지만 사정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였고, 외상이 6개월이 넘어가자 '사기'로 고소를 당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막막한 A씨가 경찰 조사를 앞두고 변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처음부터 갚지 않을 의도로 외상한 것 아니라면 사기죄 성립 안 될 것

우선 "사기죄가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 변호사들은 처음부터 돈을 갚지 않을 의도로 외상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법무법인 차원의 김진우 변호사는 "돈이 지급 안 됐다고 바로 사기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거래 시점에 (대금을)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는지가 쟁점이 된다"고 했다.


서울종합 법무법인의 박준성 변호사도 이 의견에 동의했다. 그러면서 박 변호사는 "이전에 (외상하고 갚았던) 변제 이력은 유리한 부분"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한림 형장우 변호사도 "사업하다가 채무불이행(이 경우 외상을 갚지 않은 것)이 생겼을 때는 여러 전후 사정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게 우리 법원의 입장"이라고 말한다.


2001년 대법원은 "설사 기업경영자가 파산에 의한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태를 피할 수도 있다고 믿었고 △계약이행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다면, 사기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판시한 경우도 있다. (대법원 2001.3.27. 선고 2001도202 판결)


법무법인 대건의 장현경 변호사는 "정상적으로 대금을 지급하며 거래해오다 한순간 영업환경 악화로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경우, 민사상 문제는 될 수 있지만 형사상 문제가 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아예 사기죄 성립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변제의사나 능력이 부족하였음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다면 A씨에게 기망행위가 인정될 수도 있다"고 했다.


A씨가 외상거래 당시 대금 변제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될 것을 알았음에도 외상을 이어갔다면 사기가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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