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 안 했으니 우린 룸메이트"…외도 들키자 아파트 독식하려는 남편
"혼인신고 안 했으니 우린 룸메이트"…외도 들키자 아파트 독식하려는 남편
이준헌 변호사 "사실혼도 정조 의무 있어"
위자료 및 재산분할 청구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결혼식을 올리고 7년을 함께 살았음에도, 외도를 들키자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단순 룸메이트일 뿐"이라며 아파트 재산분할을 거부한 남편에게 아내는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A씨는 7년 전 양가 부모님의 축복 속에 남편과 결혼식을 올렸지만, "서로의 자유를 존중하자"는 약속에 따라 혼인신고는 미뤘다.
부부의 생활 방식은 소위 '쿨'했다. 생활비는 정확히 반반씩 부담했고, 집안일도 당번을 정해 나눴다. 현재의 삶에 집중하기 위해 아이도 갖지 않았다. A씨 스스로도 "가끔은 우리가 결혼한 사이일까, 단순한 룸메이트일까 착각이 들 정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명절이면 양가 부모님을 챙기며 며느리와 사위 노릇을 다했고, 맞벌이를 해 남편 명의의 아파트도 함께 마련했다.
평화롭던 일상은 남편의 외도로 산산조각 났다. 배신감에 휩싸인 A씨가 남편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요구하자, 남편은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남편은 "이 집은 내 명의로 돼 있으니 법적으로 내 집"이라며 "혼인신고도 하지 않았고 각자 생활해왔으니 우리는 진짜 부부가 아니며, 재산분할도 해줄 수 없다"고 맞섰다.
사실혼 인정의 핵심은 생활 방식 아닌 '결혼식'
이에 대해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이준헌 변호사는 2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를 통해 "이 사건은 사실혼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오래 같이 살았다고 해서 무조건 사실혼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양 당사자 간의 혼인 의사와 부부 공동생활의 실체를 따진다.
이준헌 변호사는 "결혼식을 했는지가 가장 핵심적이고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며 "결혼식을 했으면 주관적으로 혼인의 의사가 있었다는 것과 객관적으로 부부 공동생활이라고 인정할 만한 실체가 있었다는 것이 쉽게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결혼식 사진이나 청첩장, 양가 부모님과 나눈 문자 메시지 등을 증거로 제출한다면 사실혼 관계를 인정받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혼도 정조 의무 있어"…위자료·재산분할 모두 가능
남편의 뻔뻔한 주장과 달리, A씨는 남편의 외도에 대한 위자료는 물론 아파트에 대한 재산분할도 당당히 청구할 수 있다.
이준헌 변호사는 "사실혼 부부도 법률혼과 마찬가지로 부부간의 정조 의무를 가진다"며 "일방의 부정행위나 부당한 대우로 사실혼이 파탄되었다면, 유책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남편 명의로 된 아파트 역시 분할 대상에 포함된다. 이준헌 변호사는 "아파트가 남편 명의로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아파트의 형성 및 유지 과정에서 A씨가 경제적 기여를 했거나 가사 노동을 했다면 기여도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 맞벌이를 하며 함께 아파트를 마련한 A씨는 충분히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아파트 지분을 직접 쪼개어 갖기보다는 돈으로 정산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변호사는 "사실혼 관계를 정리하면서 부부 공동재산을 공유하는 걸로 남겨 놓으면, 앞으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보통은 어느 한쪽이 아파트를 단독으로 소유하고, 다른 한쪽은 돈으로 자기 몫을 정산받는 방법으로 재산분할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 분할은 O, 예물 반환은 X
그렇다면 A씨가 결혼할 때 남편에게 해준 예물과 예식 비용도 돌려받을 수 있을까. 아쉽게도 이 부분은 어렵다. 7년이라는 혼인 유지 기간 때문이다.
이준헌 변호사는 "사실혼이나 혼인이 매우 짧은 단기간에 파탄이 된 경우에는 혼인 불성립에 준한 것으로 보아 원상회복을 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이 사건의 경우 혼인 기간이 7년이기 때문에 원상회복이 아닌 재산분할로 부부 공동 재산을 정리하셔야 한다"고 짚었다. 대신 해당 비용은 재산분할 과정에서 기여도로 묶어 주장해 볼 수 있다.
한편, 조인섭 변호사는 "사실혼 관계에서도 요건을 갖추면 국민연금 분할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공적인 소송을 위해 이준헌 변호사는 "부정행위에 관한 증거를 꼼꼼히 챙기고, 재산분할과 관련해서는 혼인 기간 중 맞벌이를 한 것, 생활비를 함께 부담한 것, 아파트를 매수할 때 자금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