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초본 발급' 통보에 절망한 기초수급자…변호사 7인의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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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초본 발급' 통보에 절망한 기초수급자…변호사 7인의 해법은?

2025. 11. 24 11:4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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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도용 빚 1400만원에 개인회생 망설이는 1인 가구의 막막한 사연, 전문가들 '기다리지 말고 지금 신청해야'

빚 독촉과 명의도용 피해로 고통받던 한 기초수급자는 법적 절차 통보에 형사처벌을 두려워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빚 독촉 전화에 '형사처벌' 공포…기초수급자 A씨, 변호사 7인이 찾은 '희망의 스위치'


어느 날 카드사 특수팀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오늘 당신의 초본을 발급했고, 법적 절차에 들어갑니다."


빚더미에 앉은 기초수급자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반년 넘게 밀린 카드값과 대출. 1인 가구 기초생활수급자인 A씨에게 채무는 삶을 짓누르는 무게추였다. 압류할 재산 하나 없는 처지에 '법 처리'라는 말이 형사 처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만 커져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A씨는 1400만 원에 달하는 명의도용 대출 피해까지 떠안은 상태였다. 형사 고소는 했지만 피의자가 조사를 미루면서 사건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 불확실한 빚 때문에 개인회생 신청마저 망설이던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 7인이 명쾌한 해법을 제시했다.


카드사 '초본 발급' 경고…형사처벌 아닌 민사소송 신호탄


A씨를 공포에 떨게 한 '초본 발급' 통보의 정체는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입을 모아 "소송을 위한 주소 확인 절차"라고 설명했다. 형사 처벌이 아닌 민사 소송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법적 절차를 위한 주소지 확인 절차로 보이며 형사처벌의 대상은 되지 않으니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켰다. 홍현필 변호사 역시 "주민등록상 주소를 확인하여 소송(지급명령 또는 대여금 소송)을 제기하기 위한 사전 절차"라고 풀이했다.


설령 카드사가 민사소송에서 이기더라도 당장 A씨의 삶이 위협받는 것은 아니다. 이강훈 변호사는 "A씨의 경우 압류의 실익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지급되는 수급품과 급여수급계좌의 예금은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라 압류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명의도용 1400만원 빚, 개인회생의 '덫'이 될까?


A씨가 개인회생을 망설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명의도용으로 발생한 1400만원의 채무였다. 형사 사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섣불리 움직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 공통된 조언이었다.


한병철 변호사는 "명의도용 사건이 진행 중이라도 나머지 채무에 대해 먼저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 있다"며 "추후 결과에 따라 별도 처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즉, 두 사건을 분리해서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됐다. 추은혜 변호사는 개인회생 신청서에 명의도용 대출을 '부인채권(채무자가 채무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채권)'으로 기재하고, 형사 고소 증빙자료를 법원에 제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렇게 하면 다른 빚은 회생 절차를 통해 정리하면서, 명의도용 채무는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기다리면 독촉만 늘어…'금지명령'이 희망


전문가들이 '즉시 신청'을 권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채권 추심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회생을 신청하고 법원에서 '금지명령'이나 '중지명령'이 내려지면, 모든 채권자들의 전화, 문자, 방문 등 독촉 행위가 법적으로 차단된다.


이장주 변호사는 "개인회생 개시 신청을 하면 채권자들의 독촉이 중지된다"며 "명의도용 사건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서둘러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긋지긋한 빚 독촉에서 벗어나 심리적 안정을 찾는 것이 재기의 첫걸음이라는 분석이다.


회생이냐 파산이냐…소득 적은 수급자의 갈림길


다만 A씨의 경우 개인회생이 유일한 정답은 아닐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개인회생은 일정한 소득으로 3~5년간 빚의 일부를 갚는 제도인데, A씨의 소득이 너무 적을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강훈 변호사는 "기초수급자 전형 일자리로는 개인회생 소득이 부족하여 진행이 어려울 수 있거나, 매년 소득신고를 해야 하는 '조건부 인가'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지선 변호사는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그는 "기초수급자이고 다른 소득이 없다면 개인회생이 아닌 개인파산 쪽을 검토해보는 것을 권해드린다"고 조언했다. 개인파산은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해 빚을 갚을 능력이 전혀 없다고 인정될 때, 남은 빚 전체를 면책받는 제도다. A씨의 상황에 따라 더 적합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카드사의 전화 한 통에 '형사 처벌'까지 떠올리며 캄캄했던 A씨의 눈앞. 하지만 전문가들의 진단은 명쾌했다. '초본 발급'은 민사소송의 신호탄일 뿐이며, 명의도용 사건과 별개로 개인회생·파산 절차는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지체할수록 불어나는 것은 빚과 독촉뿐이라고. 혼자 끙끙 앓기보다 법률 전문가의 손을 잡고 '회생'이든 '파산'이든 내게 맞는 법적 절차를 밟는 것. 그것이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 진짜 '내 삶'을 되찾는 가장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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