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사위 관계라 믿었는데...", 명의 넘기고 발뺌한 '가짜 가족' 전세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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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사위 관계라 믿었는데...", 명의 넘기고 발뺌한 '가짜 가족' 전세사기

2025. 09. 26 10:15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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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가족’ 내세운 전세 계약, 보증금 책임 전가

세입자 구제 방안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계약할 땐 분명 장모와 사위 관계라고 했습니다. 이제 와서 딸과 이혼해서 남남이니 책임이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전세 만기 후 ‘가짜 가족’ 행세를 한 전·현직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의 사연이다.


세입자 A씨의 악몽은 2025년 9월 2일, 전세 계약이 만료되면서 시작됐다. 계약 당시 집주인이었던 C씨(전 장모)와 모든 절차를 대리했던 B씨(전 사위)는 보증금 반환을 차일피일 미뤘다.


더 황당한 사실은 계약 당시 ‘사위’였던 B씨와 ‘장모’였던 C씨가 사실은 이혼으로 남남이 된 사이였다는 점이다. 심지어 보증금을 돌려줘야 할 시점에는 집 명의가 C씨에게서 B씨에게로 넘어가 있었다. 이들은 계약 체결 시점부터 A씨를 속여온 것이다.


A씨는 이들의 관계를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계약 당시 B씨가 C씨를 “장모님”이라 칭하는 통화 녹음까지 가지고 있었다. 2023년 11월, 집수리 문제로 집주인 C씨와 직접 통화했을 때도 ‘사위분이 바쁘신가 보다’라고 말하자 C씨는 이를 부인하지 않고 “전화해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할 시점이 되자 C씨는 “이혼한 사위 일에 책임질 수 없다”며 발을 뺐고, 현 집주인이 된 B씨는 돈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혼한 전 사위, 대리권 있었나?” 책임의 출발점 ‘표현대리’

법률 전문가들은 C씨(전 집주인)의 책임 회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상수 변호사(법무법인 선린)는 “실제 대리권이 없었더라도, 본인(장모)이 대리권이 있는 듯한 외관을 만들고 이를 방치했다면 민법상 ‘표현대리’가 성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A씨가 B씨를 적법한 대리인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그 계약 책임은 본인인 C씨가 져야 한다는 의미다.


A씨가 확보한 통화 녹음은 이를 입증할 강력한 증거가 된다.


집주인 바뀌면 끝? “임대인 지위 승계 거부” 카드 있다

더 강력한 무기는 ‘임대인 지위 승계 거부’다.


통상 집주인이 바뀌면 새 집주인이 보증금 반환 의무를 떠안지만, 세입자는 이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


최아란 변호사(법률사무소 아란)는 “임차인은 임대인 변경에 이의를 제기하고 전 소유자를 상대로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씨(현 집주인)가 “돈이 없다”고 버티는 상황에서, 자력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C씨(전 집주인)에게 직접 책임을 묻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돈 없다”면서 명의이전 ‘전세사기’ 형사고소 가능할까

B씨의 행위는 민사를 넘어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계약 당시 이미 다른 건물에 임차권이 설정돼 보증금 반환 능력이 없었음에도 이를 숨기고 계약을 강행한 정황 때문이다.


조기현 변호사(법무법인대한중앙)는 “상대방들의 행위는 의도적인 기망(속임수)이 상당히 의심돼 사기죄로 형사고소할 수 있다”며 “형사 절차를 통해 합의 과정에서 보증금을 돌려받는 것이 더 빠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A씨는 전 집주인과 현 집주인 모두를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표현대리’ 법리로 전 집주인의 책임을 추궁하고, ‘임대인 지위 승계 거부’를 통해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전략이 가능하다.


동시에 현 집주인을 사기죄로 고소해 압박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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