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보이스피싱 덫, 빚 갚아도 집 못 찾는 '이중담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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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보이스피싱 덫, 빚 갚아도 집 못 찾는 '이중담보' 함정

2026. 03. 17 17:0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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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 '근저당권부 질권' 설정…피해자는 설명도 못 들어

보이스피싱 사기로 집을 담보로 3억 원을 대출받은 피해자가 이중 담보 장치인 '근저당권부 질권' 때문에 빚을 갚아도 집을 잃을 수 있다는 법률 분석이 나왔다. / AI 생성 이미지

어머니가 보이스피싱에 속아 3억 원을 날리고 집까지 담보로 잡혔는데, 이 빚을 다 갚아도 집을 되찾지 못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법률 분석이 나왔다. 보이스피싱범이 알선한 대부업체가 집에 '이중 잠금장치'를 걸어둔 탓이다.


전문가들은 대부업체가 사기 공범일 수 있다며, 피해 회복을 위해선 민사와 형사소송을 아우르는 복잡한 법적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 엄마 집에 왜 '이중 잠금'이…질권의 정체


지난 1월 8일, 한 여성의 어머니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말에 속아 평생 일군 집을 담보로 A 대부업체에서 3억 원을 대출받았다.


이 돈은 곧바로 사기범에게 넘어갔고, 수거책을 통해 4,400만 원을 회수한 것을 제외하면 2억 5천만 원이 넘는 피해와 빚만 남았다.


절망 속에서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가족은 더 큰 충격에 빠졌다. 대출을 해준 A업체가 설정한 근저당권(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릴 권리) 외에, A업체가 이 권리를 담보로 또 다른 Y업체로부터 돈을 빌리며 설정한 '근저당권부 질권'이 이중으로 설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피해자 어머니는 대출 당시 이 복잡한 이중 담보 구조에 대해 "질권에 대한 설명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사실상 집 한 채에 두 개의 자물쇠가 채워진 셈이다.


대부업체, 사기 공범인가…'운명 가를' 수사


가장 큰 쟁점은 대부업체 A가 보이스피싱 조직과 한패인지 여부다. 김도헌 변호사는 "보이스피싱범이 소개한 대부업체가 맞다면 공범이므로, 사기로 대부계약을 취소하는 방법으로 피해금액을 보전할 수 있다고 보입니다"라고 조언했다.


공모 관계를 입증하려면 대출 심사가 비정상적으로 빨리 진행됐는지, 소득 확인 등 통상적 절차가 생략됐는지, 대부업체와 조직원 간 통화나 자금 거래 내역이 있는지 등을 샅샅이 파헤쳐야 한다.


만약 공모 사실이 드러나면 대부업체를 사기죄의 공범으로 형사 고소함과 동시에 '채무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하는 민사소송을 통해 빚과 담보에서 벗어날 수 있다.


김경태 변호사는 "대부업체에 대해서는 계약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동시에 형사고발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라며 양동 작전을 제안했다.


빚 갚아도 집 잃는다? '질권자 동의' 없인 말소 불가


더 심각한 문제는 대부업체가 공범이 아닐 경우다. 급한 마음에 3억 원을 구해 갚아도 집을 되찾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근저당권에 '질권'이라는 꼬리표가 붙었기 때문이다.


법원 판례에 따르면 피해자 어머니가 A업체에 3억 원을 갚더라도, 또 다른 채권자인 Y업체가 "동의한 적 없다"고 버티면 집에 설정된 담보는 사라지지 않는다.


따라서 빚을 갚기 전 반드시 Y업체의 동의를 확보하거나, 동의를 안 해 주면 법원에 돈을 맡기는 '공탁' 후 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험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소송하면 이자 안 내도 될까…엇갈린 조언


당장 1월 말부터 나가야 할 이자도 큰 걱정거리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의 조언은 다소 엇갈린다. 김경태 변호사는 "현 단계에서는 이자 지급을 중단하고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라며 강경 대응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조수진 변호사는 소송 중에도 이자 지급 의무는 존재하며, 이자를 미납할 경우 연체이자 발생 및 신용도 하락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적으로는 소송을 통해 대출계약이 무효 또는 취소 판결을 받기 전까지는 계약이 유효하므로, 이자 지급 의무가 사라지지 않는다. 섣불리 이자 납부를 중단했다가 연체 기록까지 떠안을 수 있어, 신중한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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