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에 공동 현관문 앞까지 따라왔는데, 법원 "주거침입 아니다"…이유는?
새벽 3시에 공동 현관문 앞까지 따라왔는데, 법원 "주거침입 아니다"…이유는?
1층 주차장 지나 공동 현관문까지 쫓아와
주거침입 혐의로 재판 넘겨졌지만⋯1,2심 법원 모두 무죄 선고

새벽 3시쯤, 한적한 골목길에서 30대 남성 A씨가 귀가 중이던 여성의 뒤를 바짝 쫓았다. 여성이 빌라로 들어가자, 공동현관문에 앞까지 따라왔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거리에서 사람을 찾아보기 힘든 시간이었다. 야심한 새벽 3시쯤, 한적한 골목길에서 30대 남성 A씨가 귀가 중이던 여성의 뒤를 바짝 쫓았다. 약 80m를 그렇게 따라간 A씨는 피해자가 한 빌라로 들어가자, 다급히 뛰어 들어갔다. 그는 공동 현관문 바로 앞까지 달려갔지만, 빌라 안으로 들어가는 덴 실패했다.
이 사건으로 A씨는 형법상 주거침입(제319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1심에 이어 2심도 A씨가 주거침입 '무죄'라고 봤다.
주거침입죄는 다른 사람의 주거(住居⋅집이나 거주지)에 허락 없이 침입하는 경우 성립한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주거'란 단순히 가옥 자체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원 등 위요지(圍繞地⋅어떤 토지를 둘러싸는 주위의 토지)를 포함하고, 계단과 복도 등 주거로 사용하는 각 가구 또는 세대의 전용 부분에 필수적인 부분도 포함한다고 본다. 실제로 지난 2009년 대법원은 '건물 중 공용으로 사용되는 계단과 복도'에 침입한 경우 주거침입죄 성립을 인정했다.(대법원 2009도3452)
재판에서도 필로티 구조의 빌라 주차장과 공동현관이 주거침입에서 말하는 '위요지'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B씨가 살던 곳은 필로티 구조의 다세대 빌라였다. 1층에 공동현관 출입문이 있고, 나머지 공간에는 차를 세워둘 수 있었다. 차가 진입할 수 있는 방면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인근 건물과 접해 있어 3면에 담장이 쳐져있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해당 구역은 위요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외부인이 함부로 출입할 수 없어야 위요지로 인정될 수 있는데, 건물 구조의 특성상 그렇게 볼 수 없다고 했다.
1심은 "해당 빌라엔 사람의 출입을 통제할 수 있는 시설이 없고 감시하는 사람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빌라의 개방된 주차공간으로 사람이 넘어올 수 있는 경우도 종종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 8-1부(재판장 김예영⋅장성학⋅장윤선 부장판사) 역시 "외부인 출입이 제한되는 사정이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2심 재판부는 "(해당 빌라가) 인접 도로와 구분이 되긴 하지만 경계석이 거의 돌출되지 않아 통상의 보행만으로 경계를 쉽게 넘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3면이 막혀 있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위요지에 해당한다고 볼 순 없다고 판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A씨가 B씨의 주거지에 침입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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