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술과 약에 취해 잠든 여성 성폭행⋯임신까지 했는데 4500만원에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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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술과 약에 취해 잠든 여성 성폭행⋯임신까지 했는데 4500만원에 풀려났다

2025. 10. 23 14:3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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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죄질 나쁘다" 징역 2년 실형

2심 재판부, "피해자와 합의했다"며 풀어줘

술과 약물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해 임신하게 한 남성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술과 약물에 취해 정신을 잃은 여성을 성폭행해 임신까지 이르게 한 남성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1심 재판부가 "죄질이 나쁘다"며 실형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 등을 들어 형량을 대폭 깎아줬다.


서울고등법원 제8형사부(재판장 김성수)는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1심이 선고한 징역 2년 실형을 뒤집은 것이다.


만취 상태에 약까지 먹고 잠들자⋯"싫다"는 저항도 무시했다

사건은 2023년 6월 5일 새벽에 일어났다.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30대 여성 피해자 B씨와 술을 마신 뒤, B씨의 집까지 따라갔다. 당시 B씨는 이미 일행 2, 3명과 함께 소주 10병과 청하 4병 등 상당한 양의 술을 마셔 만취한 상태였다. B씨는 평소 복용하던 수면제와 신경안정제까지 먹고 자신의 방에 들어가 깊이 잠들었다.


A씨는 B씨가 약물과 술기운으로 항거불능에 빠진 것을 이용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잠든 B씨의 방에 들어가 신체를 만졌고, B씨가 잠결에 "하지 마라, 싫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A씨는 다시 잠든 B씨를 성폭행했다.


이 범행으로 B씨는 원치 않는 임신을 했고, 결국 중절 수술을 받게 됐다.


1심 "죄질 나쁘다" 징역 2년⋯항소심에선 합의가 감형 이유

1심 재판부(서울남부지법 제15형사부)는 A씨의 죄질을 무겁게 봤다.


재판부는 "음주와 약물 복용으로 인한 심신상실 내지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피해자를 간음한 사안으로 죄질이 나쁘다"며 "피해자는 원하지 않는 임신과 유산이라는 신체적·정신적인 고통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A씨가 범행을 부인한 점,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죄질이 나쁜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A씨가 2심에 와서야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을 주목했다.


무엇보다 '합의'가 결정적인 감형 사유가 됐다. A씨는 항소심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합의금 4500만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이 중 1000만원을 먼저 건넸다. 이에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법원에 밝혔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고 있다"는 점과 "동종 전과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꼽았다.


결국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A씨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풀어줬다. 범행의 중대함은 인정되지만, 금전적 합의를 통해 실형을 피하게 된 것이다.


[참고] 서울고등법원 제8형사부 2024노2357 판결문 (2025. 7. 18.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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