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키운 아들이 친자가 아니라니…전처에게 '양육비' 돌려받을 수 있을까?
10년간 키운 아들이 친자가 아니라니…전처에게 '양육비' 돌려받을 수 있을까?
고교 시절 낳은 아들, 최근 유전자 검사서 '불일치'…새 가정도 꾸렸는데 아이 보낼지 고민

10년간 홀로 키운 아들이 친자가 아님을 알게 된 남성은 2년 내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 법적 관계를 정리하고 전처에게 양육비 등을 청구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10년 가까이 키운 아들이 있었다.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지금, A씨는 새로운 가정을 꾸려 둘째까지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진행한 친자검사. 결과는 두 번의 '불일치'였다.
A씨는 고등학생 시절 만난 전처 B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이혼 후 홀로 키워왔다. 이제 아들은 현재 여자친구를 '엄마'라 부르며 따르고 있었다. 모든 것이 안정돼 가던 시기에 마주한 충격적인 진실 앞에 A씨는 무너져 내렸다.
전처에게 배신감에 대한 책임을 묻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아빠만 알고 자란 아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A씨는 법적으로 어떤 조치를 할 수 있으며, 아들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걸까?
10년 만에 알게 된 진실…“친자 불일치합니다”
A씨는 고등학교 졸업 직후 아들을 얻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시작된 결혼 생활은 육아 스트레스 등으로 순탄치 않았다. 갈등이 깊어지던 중 전처 B씨가 아들을 보육원에 보내는 일이 벌어졌고, 이에 충격을 받은 A씨는 이혼을 결심하고 아들을 데려와 직접 키웠다.
이후 A씨는 자신의 상황을 이해해 주는 현재의 연인을 만나 함께 살기 시작했고, 아들도 새 가정을 잘 따랐다. 하지만 마음 한편의 의심을 떨치지 못해 진행한 친자검사에서 두 차례나 친자 불일치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이혼 당시 전처 B씨로부터 양육비를 월 10만 원씩 받기로 했지만, 실제로는 5번도 채 받지 못했다. 그는 B씨에게 아이를 보여주지 않는 대신 양육비도 받지 않겠다고 했다.
이제 와서 그동안 들어간 모든 비용을 B씨에게 청구하고 싶지만, 아들을 계속 키워야 할지 B씨에게 보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해 고통스러운 상황이다.
법적 부자관계 끊으려면 ‘2년’ 안에 소송해야
변호사들은 유전자 검사 결과와 무관하게 A씨가 여전히 아이의 법적 아버지이며, 이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어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법적으로 혼인 중에 태어난 자녀는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된다. 이 추정을 깨기 위해서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 한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친생부인의 소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는 법적 제척기간이 있어 무기한 결정을 미룰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 역시 "현재 민법상 친생부인의 소는 그 사유를 안 날부터 2년 내 제기하도록 되어 있다"며 A씨가 친자 불일치 결과를 통보받은 날부터 2년의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내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A씨는 법적으로 영원히 아이의 아버지로 남게 된다.
10년간 든 양육비, 전처에게 돌려받고 위자료도 청구할까
법적 관계 정리가 가능하다면, A씨가 지난 10년간 지출한 양육비와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변호사들은 전처의 기망(속이는 행위)이 입증된다면 위자료 및 양육비 반환 청구가 가능하다고 봤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10년간 아이를 양육하며 지출한 비용은 상대방의 기망행위에 따른 손해로 볼 수 있다"며 "상대방을 상대로 그간의 양육비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유한) 텍스트 박종태 변호사도 "전처의 부정행위 및 기망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해 강력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며, 친자가 아님에도 지출한 양육비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보아 반환 청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지난 약 8년간 지출한 양육비 전액이 그대로 반환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친모의 기망 여부와 지출내역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이의 미래는 소송과 별개로 신중히 결정해야
변호사들은 법적 대응과 별개로 아이의 거취 문제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으며, 이미 형성된 유대관계와 정서적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감명 이성호 변호사는 "법원은 단순히 혈연관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현재 생활환경과 정서적 안정, 양육관계 등을 함께 고려한다"며 "감정적으로 아이를 전처에게 보내거나 관계를 단절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한강 이주한 변호사 역시 "아이는 이미 초등학생이고 오랜 기간 질문자님을 아버지로 알고 성장했으므로, 아이를 즉시 전처에게 보내야 하는 문제와 법률상 친자관계를 정리하는 문제를 동일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만약 A씨가 친생부인 소송에서 승소하면, 아이의 법적 친권과 양육권은 친모인 B씨에게 돌아갈 수 있다. 아이를 계속 키우고 싶다면, 법적 관계를 정리한 뒤 입양 절차를 밟거나, 소송 자체를 제기하지 않고 법적 아버지로 남는 방법도 있다.
어떤 길이든 아이의 인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차분한 고민과 현명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