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동의 없는 ‘유령 보험계약’, 금전 피해 없어도 형사처벌…상황에서 벗어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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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동의 없는 ‘유령 보험계약’, 금전 피해 없어도 형사처벌…상황에서 벗어나려면?

2025. 09. 01 12:3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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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4인 진단 “명백한 사문서위조·개인정보법 위반… 골든타임 내 법적 대응이 유일한 해법”

실적 압박에 못 이겨 고객 동의 없이 보험 계약을 체결한 전직 보험설계사 A씨. 그가 형사 처벌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셔터스톡

“실적만 채우고 바로 실효(효력을 잃게 함)시키면 아무 문제 없을 줄 알았습니다.” 전직 보험설계사 A씨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실적 압박에 못 이겨 고객 동의 없이 보험 계약을 넣었던 한순간의 판단이, 이제는 금융감독원 민원과 형사 고소라는 부메랑이 되어 그의 경력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A씨가 합의를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배신감에 휩싸인 고객은 묵묵부답이다.


연락조차 닿지 않는 이 절망적인 상황. 법률 전문가들은 ‘골든타임’을 놓치면 자격 취소는 물론 형사 처벌까지 피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유령 계약’의 대가… 금전 피해 없어도 ‘범죄’

A씨의 행위는 단순히 도의적 책임을 넘어 명백한 법 위반에 해당한다. 법무법인 성진의 김진아 변호사는 “고객 동의 없이 청약서에 서명을 대신한 행위는 사문서위조·행사, 고객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문제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객에게 직접적인 금전 피해가 없었고 계약이 즉시 실효됐다는 점은 정상 참작 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범죄 성립 자체를 막지는 못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개인정보보호법 제71조는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험사로부터 수수료 등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면 형법상 사기죄(형법 제347조) 적용도 가능하다. 법무법인 한별의 이주한 변호사는 “고소가 접수되면 수사기관에서 입건돼 조사가 진행될 수 있으며, 자격정지나 등록취소 같은 행정 제재도 뒤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뢰 깨졌다”… 정신적 피해도 배상 대상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금전 피해가 없으니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법의 잣대는 다르다. 변호사들은 고객이 입은 정신적 충격과 신뢰 파괴에 대한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자신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도용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손해가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판례(2009나97606)는 “보험설계사의 고객보호의무 위반행위는 보험계약자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는 설계사가 고객의 신뢰를 저버린 행위 자체가 정신적 손해를 유발하는 위법 행위임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나아가 이는 설계사의 불법 행위에 대해 보험회사까지 연대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의미(보험업법 제102조)여서, 사안의 무게감을 더한다.


합의 ‘골든타임’ 놓치지 않으려면? “변호사 통해 공식 사과”

현재 A씨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형사 고소로 번지기 전 고객과 합의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객이 연락을 피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는 “연락이 원활하지 않다면 내용증명 우편이나 변호사를 통해 합의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어설픈 문자나 전화보다는 법률대리인을 통한 공식적인 접근이 오히려 A씨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합의 과정에서는 진정성 있는 사과문, 재발 방지 서약, 정신적 피해에 대한 합리적인 수준의 합의금 제시가 필수적이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는 “합의서에는 ‘향후 이 문제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권리 포기 조항을 명확히 기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법적 분쟁의 싹을 완전히 잘라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순간의 실수가 불러온 법적 책임의 무게는 A씨의 남은 경력 전체를 뒤흔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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