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항의성 특근 거부도 업무방해죄 가능"⋯10년 만에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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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항의성 특근 거부도 업무방해죄 가능"⋯10년 만에 결론

2022. 05. 26 15:48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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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 '형법 제314조 제1항' 헌법소원

결론 내리지 않는 사이⋯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비정규직 정리해고에 항의하며 특근을 거부한 노동자를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심리 10년 만에 나왔다. /셔터스톡

정리해고 통보를 받고 특근을 거부하며 파업한 노동자를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 형법 조항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10년 만에 나왔다.


26일, 헌법재판소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 간부 A씨 등이 '형법 제314조 제1항' 등에 관해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관 9명 중 4명이 합헌, 5명이 위헌 의견을 냈다. 일부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이 더 많았지만, 위헌 정족수(6명)에는 부족해 이 같은 결론이 나왔다.


업무방해죄에 대한 새 판례 나오면서⋯헌법소원 청구

이 사건은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정리해고 사태가 벌어졌다. A씨 등은 해고통보를 받은 뒤, 휴일근로(특근)를 3차례 거부했다. 검찰은 이를 자동차 생산 업무를 방해했다고 판단해 A씨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업무방해죄는 허위 사실이나 위계(僞計⋅속임수), 위력으로 타인의 업무를 방해했을 때 성립한다(형법 제314조 제1항).


1심 재판부는 A씨 등이 유죄라고 판단했다. '집단적으로 근로 제공을 거부해 정상적인 업무 운영을 저해하고 손해를 발생시키는 행위'는 위력에 해당하기 때문에, 합법적인 쟁의행위 요건을 갖추지 않는 한 대부분의 파업은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이후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지난 201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파업으로 인한 업무방해죄에 대해 새로운 판례를 내놓았다.


합법적 파업이어도 사용자의 사업 운영에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경우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도, 정당성 없는 단순파업이 반드시 위력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기존 판례는 폭력이 수반되지 않는 단순파업도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니면 업무방해죄로 판단했다.


그러자 지난 2012년, A씨 등은 바뀐 판례에 따라 파업을 업무방해죄로 처벌해 온 기존 형법 조항(제314조 제1항)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만 10년간 결론을 내리지 않아 이는 헌재의 대표적인 장기 계류 사건으로 기록됐다. 그러는 사이 A씨 등은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한편, 이 사건은 지난 2018년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 수사 과정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의 개입 정황이 드러나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지난 2015년 말 헌법재판소 파견 판사를 통해 이 사건과 관련한 헌재 내부 정보를 파악하고 보고서를 만들어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에는 파업 노동자를 업무방해죄로 처벌한 대법원 판결을 헌재가 뒤집으려 한다며 불법 파업 등을 막기 위해 이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한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과 임 전 차장이 이 사건을 청와대에 알려 헌재를 압박하려 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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