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법대로 해" 사촌 형 한마디에 흉기…법원이 매긴 '목숨값'은
[단독] "법대로 해" 사촌 형 한마디에 흉기…법원이 매긴 '목숨값'은
숨진 가장의 '일할 수 있었던 수입'과 가족의 정신적 고통 모두 돈으로 배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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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임마, 그건 네가 알아서 해. 법으로 하든지!" 사촌 형의 이 한마디가 비극의 시작이었다. 이 말을 들은 사촌 동생 A씨는 격분해 주방으로 향했고, 잠시 뒤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법원은 흉기에 스러진 한 가장의 목숨값을 어떻게 계산했을까.
근저당권이 부른 비극, 칼부림으로 번진 사촌 간 다툼
사건은 A씨가 사촌 형인 B씨 소유의 빌라를 사들이면서 시작됐다. A씨는 2019년, B씨로부터 경기도 양평의 한 빌라를 2억 700만 원에 매수했다. 그런데 뒤늦게 A씨는 이 집에 조카 명의로 1억 56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을 알게 됐다. B씨가 집을 팔기 전 딸 명의로 설정해 둔 것이었다.
A씨는 B씨에게 수차례 근저당권을 해지해달라고 요구했지만, B씨는 이를 무시했다. 2022년 2월 16일, A씨는 자신의 집에서 B씨와 다시 이 문제로 언성을 높였다. B씨가 "네가 알아서 하라"며 요구를 거절하자, A씨는 결국 이성을 잃고 말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주방에 있던 흉기를 들고 소파에 앉아있던 B씨의 등 부위를 두 차례 찔렀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이 사건으로 A씨는 형사재판에서 징역 12년을 확정받았다.
남은 가족의 눈물…법원은 '목숨값'을 어떻게 계산했나
형사처벌과 별개로, 남겨진 B씨의 아내와 두 자녀는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가장을 잃은 슬픔과 정신적 고통, 그리고 B씨가 살아있었다면 벌었을 수입에 대한 금전적 배상을 요구한 것이다.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서범준 판사는 유가족의 손을 들어주며, A씨가 총 2억 8139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배상액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계산했다.
① 망인의 '일실수입' 9139만 원
첫째는 '일실수입'이다. B씨가 사망하지 않았다면 만 65세까지 일해서 벌 수 있었을 소득을 말한다. 재판부는 2022년 도시지역 보통 인부의 하루 노임(14만 8510원)을 기준으로, B씨가 일할 수 있었던 남은 기간(약 4년 3개월)의 소득을 계산했다.
다만, 벌어들인 소득 전부를 배상액으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소득의 3분의 1은 B씨 본인의 생계비로 썼을 것이라 보고 이 부분을 공제했다. 이렇게 계산된 B씨의 일실수입은 총 9139만 6420원이었다.
② 가족의 정신적 고통 '위자료' 총 1억 9000만 원
둘째는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다. 재판부는 "살인 사건의 위자료는 범행 동기나 수법, 유가족의 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B씨 본인의 위자료를 1억 원, 아내의 위자료를 5000만 원, 두 자녀에게는 각각 2000만 원의 위자료를 책정했다.
최종 배상액, 아내 1억 3202만 원·자녀 각 7468만 원
법원은 이 두 가지 금액을 합산하고,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최종 배상액을 결정했다. 숨진 B씨의 손해배상금(일실수입+위자료)은 법에 따라 배우자(3/7)와 두 자녀(각 2/7)에게 상속된다.
여기에 각자의 위자료를 더해, 법원은 A씨가 B씨의 아내에게 1억 3202만 7037원, 두 자녀에게 각각 7468만 4691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징역 12년이라는 형벌 외에, 한 가정을 파괴한 대가를 돈으로도 책임져야 한다는 법원의 분명한 판단이다.
[참고]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2024가단54697 판결문 (2025. 7. 2.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