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는데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남편⋯이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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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했는데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남편⋯이혼할 수 있을까

2020. 10. 20 11:17 작성
정원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wi.ju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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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후 남편의 정신질환 의심⋯변호사들 "질병 여부보다 중요한 게 있다"

평생 함께하자고 약속했던 남편과 더이상 함께 할 수 없다고 느낀 A씨. 이유는 남편의 '정신질환' 때문이다. /셔터스톡

최근 A씨는 고민이 깊다. 평생 함께하자고 약속했던 남편과 더이상 함께 할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노력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남편과 대화를 시도할 때마다 A씨는 좌절했다. 공감은커녕 어눌한 말로 계속 고집만 부리는 남편의 대화 방식이 더 큰 갈등으로 이어졌다.


비단 A씨만이 아니었다. 남편은 직장 동료들과도 같은 문제로 자주 마찰을 빚었고, 그 결과 여러 번의 이직으로 이어졌다.


이제 남편은 화를 참지 못하고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폭력적인 성향까지 보이고 있다. 이런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에 문제도 생긴 A씨.


이 정도면 남편이 정말 정신질환자가 아니냐는 의심이 들 때, TV에서 '아스퍼거 증후군'과 관련한 정보를 접하게 됐다. 비정상적인 고집, 반사회성, 그리고 한 가지 주제에만 집착하는 성향. 모두 남편의 증상과 정확하게 일치했다.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한 남편. 아직 의사의 진단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해당 병을 앓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한 A씨는 결국 이혼을 결심한다.


하지만 A씨의 추측과 정황만으로도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을지 불안하기만 하다. 변호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정신 질환의 여부보다는 '실제 행동'이 더 중요해

변호사들은 남편의 정신질환의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변호사들은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세창의 추선희 변호사는 "질병이 있다는 이유가 이혼 사유는 되지 못한다"면서 "다만, 이 질병으로 인해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 없을 때는 이혼이 가능하다"고 했다.


정리하자면, 아스퍼거 증후군 자체는 이혼 사유로 인정받을 수 없다. 하지만 이로 인한 폭력적인 성향, 그리고 그로 인해 A씨가 건강에 문제가 생긴 점 등을 입증하면 된다. 병이 치료가 불가능하고 함께 사는 것이 상대방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줄 경우에는 이혼 사유가 되는 것이다.


법무법인 해냄의 조대진 변호사는 "단순히 병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이혼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고 이로 인한 폭력 및 폭언 등으로 결혼 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면 이혼 사유가 된다"고 했다.


법무법인 대진의 이호준 변호사도 "폭력 및 폭언 등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돼 충분히 이혼 사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리 민법(제840조)에는 재판상 이혼이 가능한 6가지 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배우자에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자기의 직계존속이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아니한 때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등이다.


리라 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는 "진단을 받지 않더라도 정신병의 증세에 대하여 증명 가능하다면 재판상 이혼 청구가 가능하다"고 했다.


'추측' 대신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

변호사들은 A씨에게 남편의 증세를 보여주는 '증거'를 수집하라고 귀띔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김장천 변호사는 "남편의 폭언을 녹음하거나 폭력성을 보여주는 사진, A씨의 진단서 등 각종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호준 변호사도 "A씨의 주장만 있다면 이혼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다"며 "혼인을 계속할 수 없는 사유에 대한 증거자료를 수집하여 소송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권민경 법률사무소의 권민경 변호사는 다만 "부부싸움을 할 때 A씨도 남편을 향해 폭행이나 폭언을 한다면 이는 귀책 사유가 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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