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 부서지도록 25번” 딸 죽인 친부 징역 18년… ‘자수 감형’ 이대로 괜찮나
“망치 부서지도록 25번” 딸 죽인 친부 징역 18년… ‘자수 감형’ 이대로 괜찮나
수원지법 안산지원, 아동학대살해 혐의 친부에 중형 선고
‘자수·처벌불원’이 형량 낮췄나

동생을 안으려 했다는 이유로 10대 딸을 둔기로 25회 때려 살해한 중국인 친부가 자수와 초범 등을 이유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말다툼 끝에 10대 딸을 둔기로 무참히 살해한 40대 중국인 친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범행의 잔혹성에 비해 형량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아동학대살해죄에 대한 양형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생 안아보려 했을 뿐인데”... 비극으로 끝난 10년 만의 재회
경기 안산시에 거주하던 중국 국적의 A(40)씨는 지난 2025년 10월 19일 오후, 자신의 주거지에서 10대 딸 B양을 둔기로 마구 때려 숨지게 했다. 범행 동기는 허망할 정도로 사소했다. B양이 부모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3살 된 남동생을 안아보려고 했다는 이유로 말다툼이 시작된 것이다.
조사 결과, 이들 부녀는 약 10년간 떨어져 지내다가 불과 3년 전부터 한국에서 함께 살기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랜 공백 끝에 시작된 동거 생활은 성격 차이 등으로 인한 불화로 순탄치 않았고, 결국 그 갈등이 폭발하며 참혹한 살인으로 이어졌다.
“살인이 아니라 학대살해”... 재판부가 꾸짖은 25회의 잔혹함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안효승)는 2026년 2월 11일,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하고 7년간의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범행 수법은 충격적이었다. A씨는 범행 당시 쇠망치가 자루에서 분리될 때까지 딸의 머리와 온몸을 무려 25차례나 내려쳤다. 재판부는 "인간의 생명은 존귀한 것으로 어떠한 이유로도 침해될 수 없으며, 이를 보호해야 할 부모가 오히려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가 느꼈을 신체적·정신적 고통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고 질타했다.
‘징역 18년’은 왜 나왔나? 국민 눈높이와 괴리된 양형
범행의 잔혹성에도 불구하고 징역 18년이 선고된 배경에는 현행법의 양형 기준과 감경 사유가 자리 잡고 있다. 아동학대처벌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아동학대살해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이 사건과 같은 유형의 권고형 범위는 기본 징역 17년에서 22년 사이다. (참고 판례: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2고합249)
이번 판결에서 징역 18년이 확정된 결정적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A씨가 범행 직후 스스로 112에 신고해 자수한 점이다. 자수는 현행법상 일반감경인자로 강력하게 작용한다. 둘째, 동종 전과가 없는 초범이라는 점, 셋째, 피해자의 친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점이 형량을 낮추는 요소가 됐다.
‘제2의 비극’ 막으려면... 아동학대살해법, 이대로 괜찮나?
법조계 일각에서는 아동학대살해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7년으로 설정된 법정형의 하한선을 최소 10년 이상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극악무도한 범죄임에도 각종 감경 사유를 적용받아 10년 초반대 형량까지 낮아질 수 있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아동학대살해와 같은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자수 감경'의 효과를 제한하거나, 가정 내 범죄의 특수성을 고려해 친족의 '처벌불원 의사'를 양형에서 배제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이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피고인이 외국인인 경우, 형 집행 후 강제퇴거 및 영구 재입국 금지를 의무화하는 등 강력한 후속 조치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가장 안전해야 할 가정 내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살해 범죄에 대해 국가가 더 엄중한 잣대를 대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