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달라니 자살할 것"…병원 사진 도용해 8천만원 뜯어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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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달라니 자살할 것"…병원 사진 도용해 8천만원 뜯어낸 남자

2026. 03. 26 12:1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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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다역 자작극으로 1년간 274차례 사기…전문가 "죄질 매우 불량"

한 사기범이 1년간 피해자 1명에게 듀얼넘버 1인 다역 자작극으로 274회에 걸쳐 8천만 원을 편취했다. / AI 생성 이미지

1년간 한 사람에게만 274차례에 걸쳐 8천만 원을 뜯어낸 기프트콘 사기범의 충격적인 행각이 드러났다.


가해자는 듀얼넘버로 1인 다역 자작극을 벌이고, 이혼 소송과 지인의 뇌졸중 투병 등 가짜 상황극을 연출했으며, 환불 요구에는 "자살할 거라"고 협박까지 했다. 법조계에서는 상습 사기죄 적용과 함께 실형 선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오늘만 특별가"…1년간 이어진 274번의 거짓말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가해자는 1년 1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특정 피해자 한 명에게만 접근해 "n월 n일 지급되는 기프트콘이 있다"고 속여 총 274회에 걸쳐 돈을 입금받았다. 범행 초기에는 중고거래 플랫폼 등에서 사적으로 구매한 기프트콘을 정상 지급하며 신뢰를 쌓았다. 하지만 이는 더 큰 돈을 노린 미끼였다.


신뢰가 두터워지자 가해자는 점차 돈만 받고 기프트콘을 주지 않는 '먹튀' 행각을 벌였다. 피해자가 돈을 보내고도 기프트콘을 받지 못한 횟수는 124회에 달했다.


피해자가 입금한 총 8,130만 원 중 정상적으로 지급된 기프트콘의 가치는 20%도 채 되지 않았다. 심지어 가해자는 듀얼넘버(하나의 스마트폰으로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하는 서비스)를 이용해 마치 여러 판매자가 존재하는 것처럼 1인 다역 자작극까지 벌였다.


이혼, 병원, 뇌졸중... 끝없는 '1인 상황극'


가해자의 거짓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피해자의 의심을 피하고 계속 돈을 뜯어내기 위해 온갖 상황극을 연출했다. "아내가 육아를 안 하고 놀러 다녀 이혼한다"며 법원 사진을 찍어 보내는가 하면, "이혼했는데 장모님이 딸과 재혼해 달라고 매달린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상황극은 갈수록 대담해졌다. 가해자는 기프트콘 공급자가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졌다는 거짓말을 하며 근처 대학병원까지 찾아가서 병원 사진을 찍어 보냈다. 심지어 병실에 누워 있는 다른 환자의 모습을 몰래 촬영해 보내며 "생명이 위태로워 당분간 기프트콘 지급이 힘들 것 같다"고 속였다. 피해자가 환불을 요구하자 가해자는 "돈 돌려 달라고 자꾸 보채면 자살할 거라고" 협박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전문가들 "상습사기 명백...실형 가능성 높아"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을 죄질이 매우 불량한 중범죄로 보고 있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장기간에 걸쳐 수백 회의 기망행위가 반복된 점을 볼 때 일반 사기죄보다 형이 무거운 상습사기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홍윤석 변호사(제로)는 "듀얼 넘버를 이용한 1인 다역 상황극, 타인의 병실 사진 도촬 및 도용, 환불을 피하기 위한 자살 협박 등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가해자의 죄질을 매우 불량하게 평가받게 할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오지영 변호사(법무법인 명륜)는 "피해 금액이 8,130만 원으로 상당히 고액이고 범행 기간과 횟수, 수법의 치밀함을 고려하면, 가해자에게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사안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별도의 범죄 성립 가능성도 제기됐다. 강민기 변호사(법률사무소 새율)는 "환불을 요구하자 자살하겠다며 협박한 행위는 별도로 협박죄가 성립하며, 다른 환자를 도촬하여 전송한 행위는 개인정보보호법 및 성폭력처벌법상 촬영죄에도 해당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피해자가 모든 대화 기록과 입금 내역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신속히 형사 고소를 진행하고, 동시에 가해자의 재산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해 피해 회복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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