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앞에서 죽겠다" 칼 사진 보낸 남친…임신한 저를 4개월간 괴롭혔어요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네 앞에서 죽겠다" 칼 사진 보낸 남친…임신한 저를 4개월간 괴롭혔어요

2026. 07. 30 16:3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경찰까지 출동한 자살소동…단순 협박 넘어 '강요죄'·'스토킹' 혐의 검토

사실혼 관계에서 임신한 연인에게 자살 협박을 반복하며 심리적으로 통제한 남성은 형사 처벌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남자친구 B씨와 교제하던 중 임신했다. 결혼을 전제로 동거하며 사실혼 관계를 이어갔지만, 행복은 길지 않았다.


교제 초반에 B씨가 다른 여성과 바람을 피운 사실이 드러나며 갈등이 시작됐다. 그때마다 B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며 A씨를 압박했다. 임신 사실을 알린 뒤에도 B씨의 '자살 협박'은 멈추지 않았다.


약 4개월 동안 B씨는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살을 암시하거나 시도했다. 식칼 사진을 보내며 "네가 와서 나 치워라", "너 보는 앞에서 죽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실제로 경찰과 소방관이 출동했을 때 B씨는 자신의 목에 식칼을 대고 있었다.


임신한 몸으로 A씨는 B씨를 찾아다니고, 말리고, 신고해야 했다. 극심한 공포와 정신적 압박에 시달리던 A씨는 결국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됐다. A씨는 B씨의 반복적인 행동을 처벌할 수 있을지 변호사들에게 물었다.


"죽겠다"는 말, 단순 협박 아닌 '심리적 지배' 수단


결론부터 말하면, B씨의 행동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변호사들은 다만 일반적인 협박죄와는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상 협박죄는 상대방이나 그 가족에게 해를 가하겠다고 알려야 성립한다. 이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말만으로는 협박죄가 성립하기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B씨의 행동이 단순한 감정 표현이 아니라 A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하고 통제하려는 수단으로 사용됐다고 봤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핵심은 상대방이 죽겠다는 말을 수단으로 귀가, 만남, 사과, 교제 유지 등 특정 행동을 반복적으로 요구하여 질문자의 의사결정 자유를 제압했는지다"라고 짚었다.


의무 없는 일 시켰다면 '강요죄'…반복적 메시지는 '스토킹'


변호사들은 B씨의 행동이 강요죄나 스토킹처벌법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내 눈앞에서 죽겠다며 흉기 사진을 보내고 현장으로 오도록 만든 행위는 단순한 자해 목적을 넘어 질문자님에게 의무 없는 일을 강제한 강요죄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자살 소동을 벌여 A씨가 현장으로 달려가게 만들거나 관계를 유지하도록 압박했다면, 이는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약 4개월간 공포심을 유발하는 사진과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낸 행위 자체도 범죄가 될 수 있다.


법률사무소 평정 김단 변호사는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포심·불안감을 유발하는 사진과 메시지를 4개월간 반복 전송한 행위는 스토킹처벌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도 적극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신 중'이란 사실, 처벌에 영향 줄까?


A씨가 임신 중이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별개의 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이 사실이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무법인 홍림 김남오 변호사는 "임신 자체가 범죄 성립요건은 아니지만, 피해자의 취약성, 행위의 반복성, 정신적 피해 정도, 공포의 현실성 등을 판단하는 데 매우 유리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체적·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의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 평가될 수 있다는 의미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 역시 "임신 중인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를 상대로 한 지속적 심리 폭력이라는 점은 수사 및 양형 과정에서 매우 중대한 가중요소로 반영된다"고 말했다.


경찰·소방 출동 기록, 정신과 진단서…"고소 실익 충분"


변호사들은 A씨가 확보한 증거들을 토대로 형사고소를 진행할 실익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경찰과 소방의 출동 기록은 B씨의 자살 시도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협이었음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증거다. 여기에 카카오톡 대화, 문자, 사진, 정신과 진료기록까지 더해지면 B씨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각 날짜별로 상대방이 보낸 말과 사진, 그 직후 실제로 어디로 가게 되었는지, 경찰·소방이 출동했는지를 표로 정리해두면 고소장 설득력이 달라진다"며 증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것을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변호사는 고소와 함께 신변 보호 조치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고소장 접수와 함께 상대방의 접근을 차단할 스토킹 잠정조치 등 피해자 신변 보호 절차를 즉시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