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월급은 내 돈" 아내, 이혼 사유 될까?
"내 월급은 내 돈" 아내, 이혼 사유 될까?
맞벌이 2년, 생활비 분담 거부… 남편의 고민에 법률 전문가들 '이것' 입증해야

결혼 9년 차 남편이 2년 넘게 생활비를 내지 않은 맞벌이 아내 때문에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결혼 9년차, 맞벌이를 하는 아내가 2년 넘게 생활비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며 이혼을 고민하는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남편에 따르면 아내는 자신의 물품과 자녀 용품을 사는 것으로 생활비 분담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
법률 전문가들은 단순히 생활비를 내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이혼은 어렵지만, 이로 인해 부부의 신뢰가 깨져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는 점을 입증하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아내가 2년간 생활비를 한 푼 안 냅니다"
결혼 9년 차에 접어든 맞벌이 부부라고 밝힌 A씨. 그는 아내가 일을 시작한 지 2년이 넘었지만, 생활비를 전혀 보태지 않아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본인이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고 자녀 물건 일부를 구매하는 게 전부인데, 이런 사유로 본인은 생활비를 보태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어 "생활비 문제로 몇 번의 갈등이 있었는데 대화로 해결이 안 되고 있고 갈등이 점점 심해지고 있어 이혼을 고려 중입니다"라며 법적으로 이혼이 가능한지 물었다.
'생활비 미지급'만으로는 이혼 어렵다…법의 원칙은?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생활비 미지급'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는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법률사무소 열의 황성하 변호사는 "생활비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이혼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 역시 민법 제826조를 근거로 "부부간에는 동거하며 서로 부양하고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라고 설명하며, 이는 부부 관계의 본질적 의무임을 강조했다.
즉, 법적으로 부부는 경제 공동체로서 가정을 함께 꾸려 나갈 책임이 있지만, 그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혼인 관계를 즉시 해소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이혼의 키워드, '회복 불가능한 파탄'을 입증하라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이혼이 가능할까? 변호사들은 생활비 갈등이 '혼인 관계의 파탄'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단순히 생활비를 보태지 않는 사정만으로는 이혼사유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지만, 해당 사유가 부부신뢰에 영향을 끼쳐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를정도까지 진행된다면 이혼이 가능합니다"라고 말했다.
더신사 법무법인의 김연주 변호사도 "단순히 생활비를 보태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는 이혼사유가 되기 어려우나 이를 이유로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점, 아내분께서 생활비를 지급할 여유가 있음에도 본인에게만 사용하는 점 등을 입증하면 이혼이 가능합니다"라며 구체적인 입증 포인트를 짚었다.
결국, 배우자의 경제적 의무 회피가 부부 사이의 믿음을 완전히 무너뜨려 더 이상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음을 법원이 인정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송 결심했다면 '대화 녹음·계좌 내역'부터
만약 소송을 결심했다면, 관계 파탄을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는 생활비 분담 거부와 관련된 증거자료가 중요하므로, 생활비 지출내역, 대화 내용, 카드사용 내역 등을 꼼꼼히 준비하실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고순례 변호사 또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인이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면 그 간의 서로 주고 받은 대화녹음이나 카톡을 증거로 해서 이혼소송하면 이혼이 가능하다고 봅니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배우자가 부담하지 않은 생활비는 이혼 시 재산분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경태 변호사는 "특히 맞벌이 기간 동안 배우자가 부담하지 않은 생활비를 재산분할 과정에서 고려할 수 있으므로, 관련 자료를 잘 보관해 두시기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