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상사가 아내를 '내연녀'로…충격의 단톡방
직장상사가 아내를 '내연녀'로…충격의 단톡방
“그년 못 본다” 문자까지…고소 가능할까

군부대 상사들이 여성 군무원을 '내연녀'로 몰아 단체 대화방에서 모욕한 사실이 드러났다. / AI 생성 이미지
군부대 직장 상사들이 한 여성 군무원을 '내연녀'로 몰며 단체 카톡방에서 추궁하고, “그년”이라는 비하 표현이 담긴 문자까지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나 분노를 사고 있다.
군부대라는 폐쇄적 공간에서 벌어진 명예훼손 의혹에 대해, 법조계는 형사 처벌의 핵심 쟁점이 ‘공연성(전파 가능성)’에 달려있다고 분석한다.
"회식 후 만났나?"... 휴일 아침, 아내를 겨눈 추궁
평온한 휴일 아침, 30대 여성 군무원의 남편은 아내의 직장 상사 A씨로부터 뜻밖의 카카오톡 초대를 받았다. A씨는 또 다른 상사 B씨까지 초대한 3인 단체 대화방을 만든 뒤, 남편의 아내를 향해 날카로운 질문들을 쏟아냈다.
그가 던진 질문은 "지난번 부서 회식 때 내가 (아내) 집 앞으로 데리러 갔는지?", "회식 마치고 우리 둘이서 따로 만났는지?", "내가 (아내)한테 공적인 거 말고 사적으로 큰돈을 준 적 있는지?" 등이었다. 모두 아내와 자신의 부적절한 관계를 의심하는 내용이었다.
A씨는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에 대해 "B씨가 자꾸 저 내용으로 본인을 괴롭혀왔다"고 해명했지만, 피해자인 아내는 졸지에 불륜 의혹의 당사자가 되어 해명을 강요당하는 황당한 상황에 놓였다.
"나도 그년하고 쓰는 것 못 본다"... 상사들 간의 충격적 문자
사건의 내막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A씨는 자신이 B씨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 캡처본을 남편에게 보내왔다. 거기에는 아내를 겨냥한 B씨의 노골적인 적대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B씨는 "나도 그년하고 쓰는 것 못 본다", "진실 밝혀지면 보내줄게 급해도 참아라", "니 인생이 백만원에 바뀐다는데 그게 머시라고", "삼자대면 해보자"라며 A씨를 압박했다.
여기서 '그년'이 자신의 아내를 지칭하는 것이라는 A씨의 설명에 남편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두 상사가 아내를 '내연녀'로 확신하고 작당 모의를 하고 있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었다.
'3인 단톡방', 명예훼손 처벌의 결정적 열쇠는?
이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공연성'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불특정 또는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 즉 '공연히' 사실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핵심은 ‘누구에게, 어떤 표현으로, 몇 차례 전파되었는지’"라며 "동일 부대 내 제3자에게 반복적으로 전파되었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법률사무소 예준 신선우 변호사는 "3인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관계의 친밀성·전파 정황 등을 이유로 공연성이 부정되어 무죄가 난 사례가 있다"며 소수 인원 간의 대화는 전파 가능성이 낮게 평가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두 상사가 다른 동료들에게도 소문을 퍼뜨렸는지 여부가 처벌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형사고소만이 답일까? '직장 내 괴롭힘' 신고도 방법
형사 처벌이 불투명하더라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이번 사안이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유안 조선규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므로, 형사 고소와 별개로 군부대 내 정식 절차를 통해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 및 근무 공간 분리 등의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형사처벌과 별개로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가능하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경찰에 명예훼손·모욕으로 고소하면서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와 허위사실 전파금지 가처분을 병행하시길 권한다"고 말했다.
군무원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형사 고소, 내부 징계, 민사소송 등 다각적인 법적 대응을 동시에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