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전남편 빚 2억, '어머니 집 경매' 협박…법의 답은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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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전남편 빚 2억, '어머니 집 경매' 협박…법의 답은 '불가능'

2026. 01. 08 14:5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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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가족 변제 의무 없고, 채권자 대위 소송도 불가능'…불법 추심엔 형사고소로 맞서야

이혼한 전남편이 남긴 2억 빚으로 채권자에게 협박받는 여성이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전남편 빚 2억 갚으라는 채권자…법은 누구 편일까?


30년간 이어진 남편의 도박과 외도. 지옥 같던 33년의 결혼 생활을 끝냈지만, 이번엔 '2억 빚을 갚으라'는 채권자의 독촉장이 날아들었다. 심지어 채권자는 "빚을 안 갚으면 당신 어머니 명의 집을 경매에 넘기겠다"며 가족의 마지막 보금자리까지 위협하고 나섰다.


이혼한 전남편이 남긴 빚 때문에 한 가정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상황, 법은 이들을 보호할 수 있을까.


"내 빚도 아닌데…가족이라는 이유로 갚아야 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가족이 전남편의 개인 빚을 갚을 법적 의무는 전혀 없다. 법무법인 명륜의 오지영 변호사는 "채무는 원칙적으로 채무자 본인만 부담하며, 이혼한 배우자나 자녀에게 책임이 승계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채권자가 가족에게 변제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법적 근거가 없는 행위인 셈이다.


우리 민법은 부부의 재산과 빚을 각자 관리하는 '부부별산제'를 원칙으로 한다. 물론 식료품비나 자녀 교육비처럼 부부가 함께 생활하는 데 필요한 '일상가사채무'는 연대 책임을 질 수 있다. 하지만 법무법인 쉴드의 이진훈 변호사는 "도박이나 외도에 따른 채무는 일상가사가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전남편의 2억 빚은 명백한 개인 채무이며, 가족에게는 책임이 없다.


"어머니 집 경매' 협박, 현실이 될 수 있나"


가족을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어머니 집 경매' 위협 역시 현실화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변호사들은 이를 법적 절차에 기반한 통보가 아닌, 심리적 압박을 위한 '허풍(bluffing)'일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채권자가 유일하게 시도해볼 법적 수단은 '재산분할청구권 대위행사'다. 채권자가 빚을 진 전남편을 대신해, 전 부인에게 '남편이 받았어야 할 재산'을 나눠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제도다. 하지만 이 카드가 성공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대법원 판례(2022스613 결정)는 재산분할청구권이 "그 행사 여부가 청구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전적으로 맡겨진 권리(행사상의 일신전속성)"이므로 채권자가 대신 행사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즉, 전남편 스스로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는 한 채권자가 끼어들 수 없다는 의미다.


설령 소송이 진행되더라도 30년간 생활비도 주지 않고 가정을 파탄 낸 전남편의 재산 기여도는 '0'에 가까워, 채권자가 가져갈 몫은 사실상 없다.


"유령처럼 남은 전남편 주소, 지우는 법"


계속해서 날아오는 독촉장의 원인이 된 주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이혼 후에도 전남편이 주소지를 옮기지 않아 벌어지는 일이다. 이 경우, 세대주인 어머니가 관할 주민센터에 '거주불명 등록'을 신청하면 된다.


홍현필 변호사는 "주민등록법 20조에 따라 거주불명등록을 신고하면, 공무원의 현장 조사를 거쳐 전남편이 실제 거주하지 않음이 확인될 경우 주소지가 직권으로 말소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렇게 되면 독촉장이 집으로 배송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멈추지 않는 협박 전화…'불법' 딱지 붙여라"


채권자의 부당한 연락과 협박은 명백한 불법 행위다.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은 채무와 관련 없는 사람에게 빚 상환을 요구하거나 공포심, 불안감을 유발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한다.


법무법인 바른길의 안준표 변호사는 "통화 녹음, 문자 보관 등 증거를 확보한 뒤, 채권자에게 내용증명으로 '채무관계 없음, 경매 운운하며 압박하는 행위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며 "반복될 경우 불법추심으로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거나 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는 "명확한 거부 의사에도 계속 연락한다면 스토킹처벌법으로 형사고소까지 가능하다"는 강력 대응책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법적 근거가 명확한 만큼, 채권자의 위협에 불안해하기보다 증거를 확보하고 단호하게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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