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막혀 잔금 제때 못 준다"…중도금 받은 이 아파트 계약, 깰 수 있다? 없다?
"대출 막혀 잔금 제때 못 준다"…중도금 받은 이 아파트 계약, 깰 수 있다? 없다?
중도금 받은 뒤에는 '배액 배상'해도 계약 파기 불가능한 것 맞지만
채무불이행에 따른 계약해제는 가능⋯손해배상 청구도 가능

중도금을 납부한 매수인이 갑자기 대출 규제에 막혀 잔금을 제때 마련하기 어렵다고 연락이 왔다. /셔터스톡
자신이 살던 아파트를 팔고,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할 계획을 세운 A씨. 그리고 순조롭게 양쪽 집의 매매 계약을 맺었다. 이후 입금받은 중도금으로 자신이 이사할 곳에 그 돈을 입금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변수가 생겼다. 담보대출 규제 여파로 자신의 아파트를 사기로 한 매수인 B씨가 "기한에 맞춰 잔금 마련이 어렵다"며 연락을 해온 것이다. 이미 잔금 날이 지난 상황이었다. 이에 A씨는 올해 말까지로 잔금일을 조금 미뤄주겠다고 했지만, 상대방은 올해 안에 돈 마련이 힘들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A씨는 상당히 곤란해진다. 자신이 이사할 집의 잔금 마련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A씨는 지금이라도 빨리 계약을 파기하고 다른 사람과 매매 계약을 맺고 싶다. 그런데 '이 말'이 마음에 걸린다.
"중도금을 받았으면, 계약을 깰 수 없다"
A씨도 이미 중도금을 받은 상황.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 변호사와 알아봤다.
우선, A씨의 사연을 들은 변호사들은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잔금 지급 불능)'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A씨가 알고 있는 것처럼, 중도금 지급 후에는 '배액 배상'을 하더라도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없는 게 맞다.
다만, A씨의 경우처럼 계약 상대방이 잔금 지급을 못 한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변호사 박재천 법률사무소'의 박재천 변호사는 "중도금 지급 후에도 계약해제는 가능하다"며 "채무불이행과 같은 사유로 인한 건 제약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선린 강남 분사무소의 주명호 변호사도 "중도금 지급 후 계약해제가 안 된다는 것은 계약금 배액 배상에 의한 계약 해지를 할 수 없다는 뜻"이라며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해제는 할 수 있다"고 했다.
민법 제544조는 당사자 중 한쪽이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상대방은 상당한 기간을 정해 그 이행을 최고(催告·어떤 행위를 할 것으로 상대방에게 요구하는 통지)하고, 이를 그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태경종합법률사무소의 정주섭 변호사는 "우선, 올해까지 잔금을 입금하라는 내용을 담은 내용증명을 발송하라"고 했다.
또한, A씨는 상대방에게 손해배상 청구도 할 수 있다. 이때, 어쨌거나 계약을 해제했지 않느냐는 항변은 통하지 않는다. 민법 제551조에 계약의 해지 또는 해제는 손해배상의 청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명호 변호사는 "손해배상액에 관한 약정이 없다면, A씨가 자신에게 발생한 손해를 입증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계약해제는 상대방에게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며 "일단 관련 내용을 내용증명으로 보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