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속인 남편, 아내의 '한 달 동거'가 재판 뒤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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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속인 남편, 아내의 '한 달 동거'가 재판 뒤집나

2026. 02. 13 09:2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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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용서 후 동거는 ‘추인’, 혼인취소 기각되고 위자료 감액될 것”

A씨가 결혼 때 학력과 경력을 속여, 아내에게 혼인취소 소송을 당했다. / AI 생성 이미지

학력과 경력을 속인 사실이 들통나 아내로부터 혼인취소 및 5천만 원 위자료 소송을 당한 남편. 하지만 모든 것을 고백하고 사과한 뒤에도 한 달 넘게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이어갔다면 법원의 판단은 어떻게 될까.


법률 전문가들은 아내의 행동이 ‘추인(追認, 취소할 수 있는 행위를 유효한 것으로 인정함)’에 해당해 혼인취소는 기각될 가능성이 높으며, 위자료 역시 대폭 감액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짓말 안 뒤 이어진 한 달의 동거…'추인'이 관건


A씨는 2025년 5월 혼인신고를 했지만, 아내에게 학력과 경력을 허위로 고지한 사실이 발각됐다. 이에 아내는 혼인취소와 위자료 5천만 원, 자녀의 단독 친권 및 양육권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2025년 11월 25일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용서를 구했다. 그런데 부부의 관계는 그 즉시 끝나지 않았다. 아내는 A씨의 사과를 받은 후에도 12월 31일까지 동거를 지속했고, A씨에게 취업을 요구했으며, 함께 병원을 3차례나 방문하는 등 부부 생활을 이어갔다.


이 '한 달의 동거'가 재판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법무법인 반향의 정찬 변호사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배우자 측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A씨가 2025.11.25. 사실을 인정한 이후 배우자가 그 사정을 알고도 12.31.까지 동거하며 혼인생활을 유지했다면 혼인취소는 ‘추인’으로 기각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 현실적으로는 혼인취소보다 이혼 및 위자료로 정리되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더 큽니다”라고 분석했다.


즉, 사기 사실을 알고도 혼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행동을 보였다면, 이를 법적으로 ‘추인’한 것으로 보아 취소할 권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위자료 5천만원? “전액 인용 가능성 높지 않아”


아내가 청구한 위자료 5천만 원 역시 전액 인정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학력 위조는 명백한 잘못이지만, 법원은 혼인 기간, 파탄 경위, 유책 사유를 인지한 후의 관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자료를 산정한다.


특히 A씨의 경우 혼인 기간이 1년이 채 되지 않고, 잘못을 고백한 뒤에도 아내가 한 달간 부부 관계를 유지한 점이 결정적인 감액 사유로 작용할 수 있다.


부산이혼전문변호사 이유진 법률사무소 나인의 이유진 변호사는 “전액 5천만 원 인용 가능성은 일반적으로 높지 않으며, 감액 여지는 충분히 있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대희 변호사는 “특히 A씨 주장대로 허위 사실임을 고지하고 용서받은 후 부부관계를 유지한 점 등은 감액 사유로서, A씨에게 유리한 정황으로 보입니다”라고 평가했다. 짧은 혼인 기간과 사실상의 용서 정황을 고려할 때, 위자료는 상당 부분 감액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 얼굴이라도…” 단절된 면접교섭, 해결책은?


A씨를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아이를 전혀 보지 못하는 현실이다. 아내는 단독 친권과 양육권을 주장하며 사진 한 장조차 보내주지 않는 등 면접교섭을 완전히 차단한 상태다.


하지만 법원은 유책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부모의 권리를 쉽게 박탈하지 않는다. 판단의 최우선 기준은 오직 ‘자녀의 복리’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호경의 남효림 변호사는 “일방이 자녀를 전혀 보여주지 않거나 면접교섭을 차단하는 사정은 법원이 바람직하게 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지적했다. 한쪽 부모와의 관계를 인위적으로 단절시키는 행위는 오히려 양육자로서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즉각적인 해결책으로 전문가들은 ‘사전처분’을 제시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자녀 문제의 경우,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면접교섭을 차단하는 것은 자녀의 복리에 반하는 행위이므로 즉시 '면접교섭 사전처분'을 신청하여 부모로서의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이는 본안 소송이 끝나기 전이라도 법원이 임시로 자녀와의 만남을 명령하는 제도로, 부모의 권리이자 자녀의 복리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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