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알게 됐다, 남편에게 넘겨준 아파트가 2배로 뛰었다는 것을⋯
이혼 후 알게 됐다, 남편에게 넘겨준 아파트가 2배로 뛰었다는 것을⋯
합의 이혼 후 알게 된 아파트 가격 상승⋯재산분할 다시 할 수 있나?
이혼 당시 정식 재산분할 과정 거쳤다면? 변호사들 "쉽지 않아"
정식 재산분할 과정 안 거쳤다면? 변호사들 "복잡하지만 가능"

이혼하고 나중에 알아보니 남편 명의 아파트 가격이 두 배로 올라있었다. 지금이라도 아파트 가격 상승분에 대한 재산분할 받고 싶은데, 가능할까? /게티이미지코리아
함께 살았지만, 따로 산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집에 살면서도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 할 일만 했다. 하지만,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것은 화가 났고 참을 수 없었다. 둘 다 직장을 다녔는데도 집안일만큼은 '독박'이었다. 그게 10년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한 이유였다.
A씨는 남편에게 "5000만 원만 주면 월세방이라도 얻어 나가겠다"고 했다. 그러자 남편은 돈을 구해줬고, 한 달 뒤 합의 이혼을 했다. 아이가 없었기에 이런 결정엔 부담이 적었다.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적응하며 살던 A씨. 그러다 부동산을 지나다가 깜짝 놀랐다. 남편과 살던 아파트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대출금을 빼고도 어림잡아 3억이 남았다.
A씨는 헤어질 당시 그냥 남편에게 그 아파트를 넘긴 것이 후회된다. 그녀는 지금이라도 아파트 가격 상승을 고려해 재산분할을 다시 받을 수 없는지 궁금하다.
변호사들은 A씨가 아파트 가격 상승을 근거로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데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JLK 법률사무소 김일권 변호사와 법률사무소 의담 박상우 변호사는 "이혼 당시 부동산시가 산정이 부당하였다면 이를 근거로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이는 합의이혼 후 2년 이내여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에스알 고순례 변호사는 "재산분할은 그 시점이 중요하다"며 " 협의이혼 신고일의 아파트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데, A씨의 경우 그 당시 아파트 가격이 2배 정도 올라 있었다면 재산분할을 더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다만 이혼할 때 A씨가 남편으로부터 받은 5000만원이 쟁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5000만원이 부부 공동재산에 대한 정확한 분배과정을 거치지 않고 받은 것이라면 아파트 가격 상승분에 대한 재산분할을 요구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만약 그 돈이 재산분할에 합의한 후 A씨 몫으로 받은 것이라면, 현시점에서 재차 재산분할 청구를 하는 건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했다.
고순례 변호사는 "이혼하면서 받은 돈 5000만원의 성격이 문제 될 수 있는데, 그 돈을 재산분할 명목으로 받았다면 상대방은 이미 재산분할이 끝났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재산분할 몫으로 받았다고 해도, 당시에 재산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계산하지 않았다면 재산분할을 다시 청구할 수는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법무법인 이정의 안지선 변호사도 "이혼 직전에 받은 5000만원이 부부 공동재산 전부를 놓고 산정한 재산분할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면, 아파트가 새로 발견된 재산은 아니므로 추가 재산분할 청구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지만 A씨의 경우 서류로 작성한 내용이 없고,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명목으로 5000만원을 주고받았는지 명시적 합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혼 시점으로부터 2년 이내에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혹시, 이혼 직전 남편이 A씨에게 아파트 가격 상승 사실을 숨기거나 고의로 거짓말을 했다면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크게 문제 삼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변호사 엄세연 법률사무소의 엄세연 변호사는 "아파트 시세는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정보이기 때문에 이를 알리지 않거나 거짓말했다고 해서 사기죄 성립요건인 기망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과도한 이득을 취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궁박한 상태가 아니라면 부당이득죄 성립도 어렵다"고 말했다.
고순례 변호사는 "설령 A씨가 아파트 시세를 알아볼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남편이 아파트 시세를 속였다 하더라도, 친족상도례에 의해 부부간에는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했다.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는 형법 제328조에 의해 8촌 내 혈족이나 4촌 내 인척, 배우자 간에 발생한 절도죄·사기죄 등의 재산범죄에 대해 형을 면제하거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A씨의 경우 이혼 협의 과정에 있었어도, 도장을 찍기 전이었기 때문에 부부로 본다.
다만 고 변호사는" 재산분할 협의 과정에 강압이 있었다면 협박죄를 물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