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47년 너무 길다"며 헌재 문 두드린 조주빈... 그에게 남은 법적 무기는 없다
"징역 47년 너무 길다"며 헌재 문 두드린 조주빈... 그에게 남은 법적 무기는 없다
조주빈, 형사소송법 위헌 주장
헌재 전원일치 기각
변호사들 "사실상 모든 법적 수단 소진"

‘박사방’ 주범 조주빈이 형량 상고 제한 조항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이 헌재에서 기각됐다. /연합뉴스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 등으로 징역 47년 4개월을 선고받은 '박사방' 주범 조주빈(30)이 형량을 깎아보려 헌법재판소 문까지 두드렸으나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조주빈이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지난달 23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이미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된 조주빈은 계속해서 형량을 다툴 틈새를 찾고 있지만, 사실상 모든 법적 수단이 소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주빈의 억지 논리 "다 합치면 10년 넘으니 대법원 가게 해달라"
조주빈의 누적 형량은 총 47년 4개월이다. 2021년 10월 '박사방' 사건으로 징역 42년이 확정됐고, 이후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4개월,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징역 5년이 차례로 추가됐다.
문제는 마지막 '징역 5년' 재판에서 불거졌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 선고된 사건에서만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번 재판에서 조주빈이 받은 형은 5년이므로 이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자 조주빈은 "앞서 확정된 42년 4개월과 이번 5년을 합치면 10년이 훌쩍 넘으니 상고를 허용해야 한다"며 해당 법 조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형량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법의 맹점을 찔러 어떻게든 형량을 다시 다퉈보려는 꼼수였다.
헌재의 일침 "확정된 재판을 왜 다시 심사하나"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단호했다. 헌재는 조주빈의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해당 사건 법원은 확정판결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나 양형을 다시 심사·수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기각 이유를 밝혔다.
이미 결론이 나 확정된 과거 재판의 형량을 새로운 재판에서 합산해 따지는 것은 확정판결의 효력을 뒤흔드는 일이라는 뜻이다.
또한 헌재는 "(조주빈 주장대로라면) 상고심은 확정판결 부분을 심사할 수 없음에도 상고이유의 인정 범위만 확대돼 상고심 심리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이는 한정된 사법 자원의 합리적 배분이라는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집요하게 빈틈 노리지만... "남은 카드는 없다"
그렇다면 끊임없이 죗값을 줄일 길을 찾는 조주빈에게 남은 법적 무기가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사실상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우선 재심을 청구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형사소송법상 재심은 수사 기관의 증거 조작이나 판결을 뒤집을 만한 명백하고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을 때만 가능하다.
범행 증거가 방대하고 혐의 입증이 명확히 끝난 조주빈 사건에서 이 요건이 충족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검찰총장만 대법원에 신청할 수 있는 '비상상고' 역시 피고인 본인이 빼들 수 없는 카드다. 남은 것은 대통령의 특별사면이나 형기 중 3분의 1을 채웠을 때 심사 대상이 되는 가석방 정도다.
하지만 반인륜적인 아동 성착취 범죄의 중대성과 국민적 공분을 고려할 때, 그가 이러한 행정적 은전을 입을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
대법원에 이어 헌법재판소 문턱까지 넘지 못하면서, 조주빈이 형량을 다투기 위해 쥘 수 있는 무기는 이제 모두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