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불송치 결정 내렸던 수사관 재배정 공정성·객관성 논란 확산
성범죄 불송치 결정 내렸던 수사관 재배정 공정성·객관성 논란 확산
교수 성범죄 사건 재수사

전북경찰청 / 연합뉴스
전북의 한 사립대 A교수의 성범죄 의혹 사건에 대한 재수사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찰이 최초 수사에서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을 내렸던 동일 수사관에게 사건을 다시 맡기면서다. 검찰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을 "위법·부당하다"며 재수사를 요청한 만큼, 과연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첫 판단을 고수한 경찰, 재수사의 의미를 퇴색시키다
이번 사건은 A교수가 지난 6월 지인 B씨를 추행하고 유사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혐의로 시작됐다. 피해자 B씨는 사건 직후 112에 신고하는 등 즉각적으로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경찰은 A교수의 "합의하고 했다"는 진술을 받아들여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나 검찰은 기록 검토 끝에 경찰의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재수사를 요청했다. 재수사는 최초 수사에서 놓쳤거나 불충분했던 부분을 보완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경찰이 최초 수사관에게 재수사를 맡긴 것은 이러한 재수사의 본질적 의미를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미 한 번 피의자의 진술을 신뢰했던 수사관이 이전의 판단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 2차 가해 우려와 제도적 공백
성범죄 사건의 특성상 피해자 진술은 사건의 핵심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사관의 공정성과 피해자에 대한 배려는 수사의 성패를 좌우한다.
피해자 측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으로 이미 한 차례 좌절을 경험한 상황에서, 동일 수사관과의 재조사는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행법상 재수사 시 수사관 교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 그러나 경찰 내부 지침에는 수사관 기피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다른 팀 수사관으로 재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검찰청법은 검사가 부당한 행위를 하는 사법경찰관의 교체임용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처럼 공정성 논란이 예상되는 경우, 수사기관은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제도적 공백을 넘어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수사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