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척 카톡 두 번 더 보냈을 뿐인데…'스토킹 전과자' 될 수 있다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친한 척 카톡 두 번 더 보냈을 뿐인데…'스토킹 전과자' 될 수 있다

2025. 11. 06 11:5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법원 "성별·의도 상관없어…'거부 의사' 무시한 반복 연락 그 자체가 범죄"

상대방이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의도와 무관하게 연락을 반복하면 스토킹 범죄가 될 수 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사무실에 여자가 없어 친해지려 했을 뿐인데…" 카톡 두 번에 '스토킹범' 될 수 있다


"사무실에 여자가 거의 없어 친근감의 표시로 그랬을 뿐인데, 이게 어떻게 스토킹이 되나요?" 직장인 A씨는 경찰로부터 스토킹 혐의로 신고됐다는 연락을 받고 망연자실했다. 동성 동료에게 보낸 몇 차례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화근이었다.


상대방이 "연락하지 말라"고 명확히 거부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두 번 더 메시지를 보낸 것이 A씨의 발목을 잡았다. 성적인 관심도, 집 주소도 모르는데 스토킹이라니. A씨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성적 관심 없는데요?"…법의 저울은 '의도'가 아닌 '공포'를 잰다


결론부터 말하면, 동성 간에도 스토킹 범죄는 얼마든지 성립한다. 법률 전문가들은 스토킹처벌법이 가해자와 피해자의 성별을 전혀 구분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심의 심준섭 변호사는 "스토킹처벌법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성별을 구분하지 않는다"며 "성적 관심이 아닌 단순 친목 목적이라도 상대방이 원치 않는 접촉은 스토킹이 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법은 A씨의 '의도'가 아니라, 그의 연락으로 인해 상대방이 느꼈을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카톡 딱 두 번인데"…'반복성'의 덫에 걸린 A씨


A씨의 발목을 잡은 결정적 증거는 "연락하지 말라"는 말을 듣고도 '두 번 더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였다. 상대방의 명시적인 거절에도 불구하고 이어진 추가 연락은, 단순한 소통 시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인 스토킹 행위로 바꿔놓는 스위치가 된다.


법원은 '반복성'의 의미를 단순히 횟수만으로 보지 않는다. 최근 법원(서울북부지방법원 2023노320 판결)은 각 행위의 시간과 장소가 가깝고, 대상과 의도가 같다면 전체를 하나의 스토킹 범죄로 묶어 판단할 수 있다고 명확히 했다.


전화, 문자, 방문 등 행위 방식이 달라도, 거부 의사를 무시한 채 연달아 이뤄졌다면 '지속적 괴롭힘'으로 본다는 의미다. "그만하라"는 경고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사이버 스토킹'은 다른 죄? 카톡·DM도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


A씨는 자신의 행위가 온라인에서 이뤄졌으니 '사이버 스토킹'이라 스토킹처벌법이 적용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가졌다. 이 또한 명백한 오해다. 현행법상 '사이버 스토킹'이라는 별도의 죄명은 없다.


스토킹처벌법 제2조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글·말·부호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를 명백한 스토킹 행위로 규정한다. 카카오톡, SNS 다이렉트 메시지(DM) 모두 예외가 아니다.


결국 A씨의 사례는 스토킹 범죄의 핵심이 '관계'나 '의도'가 아닌, 상대방의 의사를 무시한 '반복된 괴롭힘' 그 자체에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친해지자"는 가벼운 시작이 형사 처벌은 물론, 직장 내 징계나 해고라는 돌이킬 수 없는 '나비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스토킹처벌법은 단순한 법 조문을 넘어, 개인의 경계를 존중하라는 우리 사회의 '새로운 사회적 약속'이다. 누군가 "멈춰달라"고 선을 그었다면, 그 즉시 멈추는 것이 더 이상 배려가 아닌 법적 의무이자, 스스로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