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카메라 켜고 여자화장실 칸막이 밑으로 폰 밀어넣었는데…"미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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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카메라 켜고 여자화장실 칸막이 밑으로 폰 밀어넣었는데…"미수"라고?

2026. 03. 13 11:09 작성2026. 03. 16 09:21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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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 차고도 범행 반복한 성범죄자

항소심에서 '미수' 판단 받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2014년 강간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A씨.


2019년 3월 출소하면서 그의 발목에는 위치추적 전자장치, 이른바 전자발찌가 채워졌다.


법원은 7년간 전자발찌 부착과 함께 매일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주거지 밖 외출을 금지하는 준수사항도 부과했다.


그런데 A씨는 출소 후에도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A씨는 2021년 11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불특정 여성 피해자들의 신체를 몰래 촬영했다.


첫 번째 범행에서는 교복 치마를 입은 여성을 약 4분간 따라다니며 다리 부위를 촬영했다.


이 범행은 강간죄 출소 후 누범기간 중에 저질러진 것이었다.



가장 논란이 된 '여자화장실 침입' 사건

가장 논란이 된 범행은 2022년 6월 9일에 벌어졌다.


A씨는 수원시 영통구의 한 건물 1층 여자화장실에 침입해 두 번째 용변칸에 숨어 있었다.


피해자 B씨(당시 27세)가 세 번째 용변칸에 들어가 용변을 보자,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 기능을 켠 뒤 칸막이 아래 공간으로 밀어 넣었다.


이를 발견한 B씨가 즉시 용변칸을 나와 일행들과 함께 A씨의 휴대전화를 직접 확인했지만, 화장실에서 촬영된 사진이나 영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와 별도로 A씨는 2022년 10월 야간 외출제한 시간대에 지인과 술을 마시며 귀가하지 않아 준수사항을 위반하기도 했다.


이전에도 같은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 "기수 아닌 미수"

1심 법원은 화장실 침입 촬영 행위를 기수(완성된 범죄)로 보고 유죄를 인정했다.


이에 A씨는 "카메라 앱은 실행했지만 촬영 버튼은 누르지 않았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네 가지 근거를 들어 1심 판단을 뒤집었다.


첫째, 피해자와 일행이 현장에서 휴대전화를 직접 확인했으나 촬영물이 없었다.


둘째, 수사기관이 실시한 디지털 포렌식에서도 해당 화장실 관련 사진이나 영상, 삭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셋째, 피해자를 포함해 화장실에 있던 사람 중 누구도 촬영음을 듣지 못했다.


넷째, A씨는 수사 단계부터 항소심까지 "촬영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고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했다.


다만 재판부는 카메라 앱을 실행한 상태에서 휴대전화를 용변칸 아래로 밀어 넣은 행위 자체가 촬영 범행의 실행 착수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즉, 촬영을 시도했으나 실제 영상이 저장장치에 기록되었다는 증명이 없으므로 미수죄만 성립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류 바로잡은 항소심의 최종 선고

항소심은 1심의 또 다른 오류도 바로잡았다.


1심은 신상정보 공개·고지 기간을 7년으로 선고했으나, 형의실효법에 따르면 3년 이하 징역형 선고 시 공개 기간은 5년을 초과할 수 없다.


항소심은 이를 직권으로 파기하고 공개·고지 기간을 5년으로 줄였다.


최종적으로 항소심은 징역 1년 6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신상정보 5년 공개·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7년 취업제한, 범행에 사용된 휴대전화 몰수를 선고했다.


형량 자체는 1심과 동일하지만, 화장실 범행의 법적 성격이 기수에서 미수로 바뀐 것이 이번 판결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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