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보로 만든 계정 비번 바꿨더니…스토킹 가해자가 '해킹범'으로 역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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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보로 만든 계정 비번 바꿨더니…스토킹 가해자가 '해킹범'으로 역고소했다

2026. 07. 28 11:1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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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사진 유포로 재판받던 중 '비밀번호 무단 변경' 주장…피해자는 처벌받을까?

스토킹 피해자가 자신의 정보로 만든 인스타그램 계정의 비밀번호를 바꿨다가 가해자에게 '해킹' 혐의로 역고소당했다. / AI 생성 이미지

헤어진 연인 B씨에게 1년 넘게 스토킹을 당하고 사적인 사진까지 유포되는 피해를 입은 A씨. 가해자 B씨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최근 A씨는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 가해자 B씨가 A씨를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고소했다는 것이다.


A씨는 자신의 개인정보로 만들어진 인스타그램 계정을 B씨가 쓰고 있는 걸 발견하고 비밀번호를 바꿨다. 이 행동이 문제가 됐다. 스토킹 피해자가 순식간에 '해킹' 피의자 신분이 된 것이다. A씨는 처벌받게 될까?


사진 유포한 스토커의 '적반하장'…재판 중 피해자 역고소


A씨는 헤어진 연인 B씨로부터 약 1년간 하루 10~15회에 달하는 반복적인 전화와 무단 방문 등 스토킹에 시달렸다. 그 후 B씨는 A씨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무단으로 접속해 A씨와 당시 여자친구의 신체 노출 사진을 지인들에게 유포하기까지 했다.


이 일로 B씨는 재판에 넘겨졌고, 검찰은 B씨에게 징역 1년과 취업제한 3년을 구형했다. 선고는 곧 있을 예정이었다.


그러던 중 A씨는 자신의 구글 계정과 전화번호로 만들어진 또 다른 인스타그램 계정을 B씨가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A씨는 우선 해당 계정의 비밀번호를 바꿨다. 그리고 경찰에 연락해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


경찰은 B씨와 상의해 계정 처분을 정하라고 안내했다. B씨와 더 엮이고 싶지 않았던 A씨는 계정을 그냥 방치하겠다고 경찰에 말했고, 그렇게 상황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얼마 뒤, A씨는 B씨로부터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 정보로 만든 계정, 비번 바꿨다면 '정당한 권리 행사'


변호사들은 A씨의 행위가 범죄가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본인 명의의 계정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규희 변호사는 "해당 계정은 A씨 본인의 정당한 개인정보로 생성되고 관리되어 온 A씨 소유의 계정"이라며 "타인의 정보통신망에 무단으로 침입한 것이 아니라 본인 명의 계정의 보안을 위해 비밀번호를 변경한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방은 A씨의 계정을 악용해 중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으므로, 추가적인 범죄 피해를 막기 위해 보안 조치를 취한 것은 피해자로서 지극히 당연한 정당방위이자 자력구제 행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비밀번호를 바꾼 직후 경찰에 문의한 사실도 A씨에게 유리한 정황이다. 법률사무소 유 (唯) 박성현 변호사는 "변경 직후 경찰에 직접 상담하여 정황을 설명한 기록이 존재하므로 위법성의 고의가 전혀 없었음을 충분히 입증해 무혐의를 받아낼 수 있다"고 봤다.


법적으로 정보통신망법상 침입죄가 성립하려면 '정당한 접근 권한 없이' 남의 정보통신망에 들어가야 한다.


법무법인(유한) 해송 박재휘 변호사는 "계정이 질문자의 구글계정, 전화번호, 개인정보와 연결되어 있었다면 단순한 타인 계정 침입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본인 정보 보호 차원의 조치였다는 주장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재판 앞둔 가해자의 '압박용 카드'…"엄벌탄원서 제출해야"


변호사들은 B씨의 역고소가 재판을 앞두고 형량을 줄이거나 합의를 유도하기 위한 '보복성 맞고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이는 본인의 선고를 앞두고 질문자님을 압박하여 합의를 유도하거나 본인의 형량을 낮추기 위한 전형적인 '보복성 맞고소'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가해자와 직접 접촉하지 말고 법적 절차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우선 경찰 조사에서는 본인 명의 계정이라는 점과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였음을 명확히 밝혀 무혐의를 입증해야 한다.


동시에 B씨의 재판을 맡은 재판부에 B씨의 2차 가해 사실을 알려야 한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법원에 피고인이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를 허위 고소하며 괴롭히고 있다는 내용의 엄벌탄원서를 조속히 제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고인의 이런 행동이 양형 결정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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