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혐의 부인하던 계부, 상습 아동학대 추가로 ‘징역 급상승’ 직면
살해 혐의 부인하던 계부, 상습 아동학대 추가로 ‘징역 급상승’ 직면
검찰 보강수사로 '상습 폭행' 드러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의붓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징역 22년을 선고받은 40대 계부가 항소심에서 "진범은 내가 아니라 숨진 아이의 형"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그러나 법원은 오히려 피고인의 '상습적인 학대' 정황을 포착하고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혐의를 벗으려던 계부의 시도가 도리어 형량을 대폭 늘릴 수 있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형사1부(양진수 부장판사)는 26일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서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A(40)씨에 대해 검찰이 신청한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한 유죄가 인정된다면, 학대의 상습성 또한 인정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죽인 것만 문제가 아니다"… 드러나는 상습 폭행의 그림자
이번 재판의 핵심 반전은 검찰의 '공소장 변경'이다. 당초 A씨는 지난 1월 31일 전북 익산시 자택에서 의붓아들 B군을 발로 수차례 걷어차 숨지게 한 '아동학대살해' 혐의로만 기소됐다. 하지만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A씨가 사망 사건 당일 이전에도 B군에게 반복적으로 신체적, 정서적 학대를 가해온 정황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항소심에서 '아동복지법 위반(상습아동학대)' 혐의를 추가했다. 살해 행위가 우발적인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지속적인 폭력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했음을 입증하겠다는 취지다. 이는 단순 살해보다 죄질이 훨씬 불량하게 평가되어 양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법조계에 따르면, 아동학대살해죄에 상습 아동학대죄가 더해질 경우 '경합범 가중' 규정이 적용된다.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법정 최고형의 상한선도 높아진다. 1심에서 선고된 징역 22년이 항소심에서 더 무거워질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실제로 유사 판례를 분석해보면 상습성이 인정될 경우 통상적으로 2년에서 5년 이상의 형량이 가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때린 건 형이다" 충격적인 책임 전가
A씨 측은 혐의가 추가되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변호인은 "상습적인 정서적 학대 부분은 사실관계가 달라 인정할 수 없다"며 부인했다. 특히 A씨는 항소심 내내 "B군을 죽게 한 진범은 내가 아니라 B군의 친형"이라는 충격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자신은 훈육 차원이었다고 주장하며,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을 피해자의 형에게 돌리는 전략이다. 이에 재판부는 다음 달 10일 열리는 3차 공판에서 A씨가 진범으로 지목한 B군의 형과 그 어머니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가족 간의 비극을 넘어, 남은 가족에게까지 살인 누명을 씌우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벼랑 끝 전술, 악수(惡手) 되나
법조계 전문가들은 A씨의 이러한 '책임 전가' 전략이 오히려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성의 기미 없이 남은 가족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는 양형 기준상 '반성 없음' 혹은 '죄질 불량'으로 분류되어 가중 처벌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재판부가 검찰의 '상습 학대' 주장을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고 명시한 만큼, A씨는 살인 혐의 방어와 상습성 부인이라는 두 가지 어려운 과제를 동시에 떠안게 됐다.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던 계부가 스스로 불러온 재검증의 칼날이, 과연 어떤 판결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