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장인어른이 한집에?”…20억 로또 청약 노린 위장전입 실태
“아버지와 장인어른이 한집에?”…20억 로또 청약 노린 위장전입 실태
위장전입·혼인무효소송 등 청약 사기 400건
적발 시 계약취소·10년 청약 제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7일 방송 장면.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캡처
부동산 ‘로또 청약’을 노린 청약 사기가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2024년 하반기 분양된 전국 40개 단지를 점검한 결과, 위장전입·위장결혼·공문서 위조 등 부정 청약 390건이 적발됐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7일 방송에 출연한 국토교통부 주택기금과 엄성열 사무관이 직접 밝혔다.
양가 부모가 한집에?…‘84점 가점’은 어떻게 나왔나
문제가 된 단지는 시세 차익만 20억 원 이상 붙은 서울 서초구 재건축 단지들이다. 이곳 당첨자 중 일부는 청약 가점 만점(84점)을 받아 의혹을 샀다. 이를 달성하려면 청약자는 장기 무주택 상태일 뿐 아니라, 자녀가 2명 이상이고, 부모 한쪽 이상을 부양해야 한다. 그런데 국토부 조사 결과, 실제로는 ‘양가 부모를 모두 부양’하는 것으로 꾸민 위장전입으로 확인됐다.
엄성열 사무관은 인터뷰에서 “바깥사돈끼리, 즉 아버지와 장인어른이 자녀들과 한집에 사는 사례까지 있었다”며, “전용면적 59㎡ 또는 84㎡의 3개 방을 자녀와 부부가 사용하면, 양가 부모가 한방에서 3년 이상 살아야 가능한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위장 결혼·위장 이혼도…혼인무효소송까지 동원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한 ‘위장 결혼’도 있었다. 엄 사무관에 따르면, 일부는 혼인 의사 없이 결혼신고 후 청약에 당첨되고, 계약 체결 후 혼인무효소송을 통해 혼인 이력을 삭제했다.
‘위장 이혼’ 사례도 드러났다. 실제 부부가 협의이혼을 한 뒤 여전히 함께 거주하면서, 부인이 ‘무주택자’로 위장해 9회 청약 끝에 당첨된 경우도 있었다.

혼인 신고일을 소급해 공문서를 위조한 사례도 있다. 엄 사무관은 “입주자 모집 공고일 전에 혼인을 해야 하는데, 이후 혼인한 뒤 혼인관계증명서의 날짜를 공고일 이전으로 조작했다”며 “공문서 위조는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처벌은 어떻게? 계약 취소 + 형사처벌 + 10년 청약 제한
적발된 청약 사기에는 주택법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엄 사무관은 “형사처벌은 보통 벌금형에 그치지만, 계약은 취소되고, 향후 10년간 청약이 제한된다”고 강조했다.
환수된 주택은 해당 지역 무주택자에게 추첨 방식으로 다시 공급된다.
청약 신청 당시에는 서류상 문제가 없으면 걸러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사전 적격 심사’ 강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엄 사무관은 “시행사에서 계약 단계에 적격 심사를 하지만, 서류상으로는 맞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