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사고 후 아이가 “무섭다”며 우는데…공제조합 “정신과 치료비는 못 준다”, 어떡하죠?
버스 사고 후 아이가 “무섭다”며 우는데…공제조합 “정신과 치료비는 못 준다”, 어떡하죠?
버스 급정거 1년 뒤에도 트라우마…의사는 “최소 6개월 치료 필요”, 공제조합은 지불보증 거절

1년 전 버스 사고로 아이가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으나, 버스공제조합은 정신과 치료비 지급을 거부했다. / AI 생성 이미지
1년 전, 버스 기사의 급정거로 아이가 가슴과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 당시엔 전치 2주 진단을 받고 치료했지만, 사고의 상처는 몸이 아닌 마음에 깊게 남았다.
사고 이후 아이는 버스만 보면 극심한 공포를 느끼며 탑승을 거부했다. 학교 체험학습조차 가지 못할 정도였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선 최소 6개월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지만, 버스공제조합은 정신과 상담치료비에 대한 지불보증을 거절했다.
국민신문고에 호소해 봐도 소용없었다. 아이의 치료 골든타임은 흘러가는데, 공제조합은 묵묵부답이다. 억울한 부모 A씨는 법적으로 아이의 치료를 보장받을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사고 1년 지나도 계속되는 아이의 고통…“버스만 보면 무서워요”
A씨의 아이는 1년 전 버스 탑승 중 급정거 사고를 당했다. 안전바에 가슴과 다리를 부딪혀 전치 2주 진단을 받고 약 두 달간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후에 시작됐다.
아이는 사고 기억으로 버스에 대한 공포심이 생겼다. 사고 후 9개월이 지나도록 버스를 타지 못했고, 자다가 갑자기 깨거나 가슴 통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결국 찾은 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주치의는 최소 6개월의 치료가, 한방정신과 전문의는 계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냈다.
하지만 버스공제조합 측은 “간단한 치료 외에 정신과 상담치료비, 특정 약제비 등에 대한 지불보증은 어렵다”며 사실상 치료비 지급을 거절했다.
정신과 치료비 거절한 공제조합…법적으로 문제없나
결론부터 말하면, 공제조합의 지불보증 거절이 법적으로 정당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사고와 정신과적 증상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 치료비는 배상 범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정신건강의학과 주치의가 치료 필요성 소견을 냈음에도 공제조합이 지불보증을 거부하는 것은, 부당할 소지가 크다”며 “사고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치료라면, 정신과 상담치료비도 원칙적으로 배상 범위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베테랑 황윤경 변호사도 “공제조합의 지불보증 거절은 내부적인 판단일 뿐, 법적 책임 자체가 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법적으로도 교통사고로 인한 치료비는 불법행위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범위 내에서 배상받을 수 있다. 법원은 교통사고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발생한 경우, 사고와의 인과관계를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다.
국민신문고도 소용없을 때…가장 확실한 방법은 ‘소송’
변호사들은 국민신문고를 통한 민원 등 행정적 호소는 강제력이 없어 한계가 있다고 봤다. 공제조합이 계속 버틴다면 가장 실효적인 방법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는 “공제조합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치료비와 위자료를 받아낼 수 있다”며 “법원 신체감정을 통해 정신과적 후유장해나 향후치료비를 객관적으로 인정받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베테랑 나상호 변호사는 “소송이 진행되어 법원 신체감정을 거치면 공제조합의 입장이 달라지는 경우를 여러 차례 봤다”며 “법원이 지정한 감정의의 신체감정 결과로 향후 치료 필요성과 기간을 객관적으로 확정받는 절차가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송을 통해 청구할 수 있는 손해는 이미 지출한 치료비(기왕치료비), 앞으로 발생할 치료비(향후치료비), 그리고 아이와 가족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등이 포함된다.
소송 전 반드시 확보해야 할 증거들
소송에서 사고와 트라우마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증거를 철저히 확보해야 한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가능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DSM 진단과 구체적인 치료 계획을 문서화하고, 사고 직후부터의 증상을 일지로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담임교사 확인서나 학교 상담 기록 등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률사무소 도결 최우준 변호사는 “우선 치료를 이어가되 진료기록, 상담기록, 약제 처방전, 학교 체험학습 불참 사유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손해배상 청구 자료를 갖추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문탑승 법률사무소 문탑승 변호사는 “정신과 전문의 등의 진단 아래 치료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상황에서 진료를 진행해야, 소송에서 치료비로 인정받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우선 사비로 치료를 진행하더라도 모든 영수증과 기록을 반드시 보관해 두어야 향후 소송에서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