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없는 증원, 차라리 멈춰라" 의료계, 정부 상대로 '데이터 공개'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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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없는 증원, 차라리 멈춰라" 의료계, 정부 상대로 '데이터 공개' 최후통첩

2026. 01. 27 18:1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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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공개 안 하면 감사원 감사 청구

벼랑 끝 대치 국면

발언하는 유청준 위원장 /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막바지 검토 중인 가운데, 현장의 전공의들과 이들을 가르치는 교수들이 "증원 근거가 불투명하다"며 강력한 제동을 걸고 나섰다. 단순한 반대를 넘어 정책 결정의 기초가 된 수급추계 자료 일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법적 압박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은 27일 각각 입장문을 내고 현재 진행 중인 의대 증원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는 정부가 2027~2031년 단계적 증원 시나리오의 검증 자료를 끝내 함구할 경우, 국민신문고 민원 제기는 물론 감사원 감사 청구까지 불사하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AI 대체 가능성 6%뿐?"… 부실 추계 논란 속 교육 인프라 '붕괴' 경고

의료계가 이번 증원 정책을 '부실'로 규정하는 핵심 이유는 인력 수급 추계의 부정확성이다. 대전협은 "인공지능(AI)이 의료 인력을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음에도 추계 모형에는 AI 생산성이 단 6%만 반영됐다"며 "이대로라면 2040년 약 250조 원의 천문학적 지출이 예상되는데도 수급추계위원회는 이를 제대로 논의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현장의 교육 인프라 부족 문제도 심각한 쟁점이다. 2024·2025 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이른바 '더블링' 사태로 인해 강의실과 실습 기자재는 물론, 해부학 실습용 시신(카데바)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대학이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공의들은 "인프라 없는 정원 확대는 결국 정책 실패로 이어질 것"이라며 "해법은 증원이 아니라 필수·지역의료 인력에 대한 보상 강화와 법적 안전망 구축"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의무' vs '비공개 권한'… 법정으로 향하는 의대 증원 근거 자료

법조계에서는 정부가 의대 증원의 근거 자료를 공개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보건의료기본법 제23조의2 제10항에 따르면, 수급추계위원회는 회의록, 안건, 수급추계 결과 및 활용한 참고자료를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또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3조 역시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거 서울행정법원은 정보공개청구권이 국민 개개인의 구체적인 권리임을 확인한 바 있다(서울행정법원 2007. 8. 28. 선고 2007구합7826 판결). 만약 정부가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비공개를 고수하더라도, 이는 구체적이고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입장이다.


"처분성 인정될까"… 증원 배정 확정 시 법적 소송 봇물 터질 듯

향후 정부가 대학별 정원 배정을 강행할 경우 본격적인 항고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다. 비록 대법원은 보건복지부장관의 단순한 '증원 발표' 자체는 처분성이 없다고 봤으나(대법원 2024. 6. 19. 선고 2024무689 결정), 교육부장관이 각 대학별로 정원을 배정하는 행위는 대학 학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소송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다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원고적격'은 여전히 쟁점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의대 정원 증원 배정처분의 상대방은 '대학의 장'이지 교수가 아니라고 판시한 바 있다(서울행정법원 2025. 3. 21. 선고 2024구합57507 판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 여건 악화로 인한 실질적 피해를 근거로 전공의나 교수들이 '법률상 이익'을 입증할 수 있느냐가 향후 법적 공방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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