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분 같이 걸었던 그녀의 황당한 요구 "발에 물집 잡혔으니 치료비 주세요"
20분 같이 걸었던 그녀의 황당한 요구 "발에 물집 잡혔으니 치료비 주세요"
가방 들어주는 과정에서도 "어깨 다쳤다"고 주장
변호사들 "손해배상 청구하려면 '고의나 과실로 인한 손해 발생' 입증해야"
손해배상 의무 없고, 오히려 상대방에게 공갈죄 등 성립할 수 있어

소개팅 여성에게 얼마 뒤 황당한 요구를 받은 A씨. 소개팅 당일 너무 많이 걸어 물집이 잡혔고, 어깨도 다친 것 같으니 "치료비를 달라"는 내용이었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셔터스톡
소개팅을 하기로 한 여성과 만나기로 한 날. 설레는 마음으로 약속장소로 향한 A씨. 예약해 놓은 맛집에서 저녁을 먹고, 인근 산책로를 걸으며 대화를 나눴다. 나름 나쁘지 않은 첫 만남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며칠 뒤 A씨는 그녀로부터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A씨에게 "치료비를 달라"고 했다. 이유는 소개팅 당일 너무 많이 걸어 물집이 잡혔다는 것. 더불어 A씨가 여성의 가방을 대신 들어줄 때, 평소 좋지 않던 어깨도 다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의사 소견서를 첨부해 치료비를 청구하겠다고 하니 당혹스럽기만 하다.
A씨가 그녀와 걸은 시간은 딱 20분 정도였다.
변호사들은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냈다.
변호사 이현웅 법률사무소의 이현웅 변호사는 "A씨가 상대방에게 한 행동 중 불법행위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손해배상 의무도 없다"고 했다.
법무법인 다움의 이성준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이 변호사는 "치료비를 청구한다는 것은 손해배상청구를 하겠다는 것인데,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고의 또는 과실로 위법한 행위를 한 결과로 손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증명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A씨의 행동 중 고의나 과실이 없었다면 여성의 요구에 대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도 "치료비를 청구하는 것에 굳이 응할 필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덧붙여 "가방을 들어줄 때 어깨에 손상을 입었다는 부분은 폭행죄로 조사를 받을 수는 있겠으나 반려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박 변호사는 전망했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 역시 "여성의 가방을 들어주었다는 것을 이유로 치료비 청구를 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상대방을 오히려 형사고소 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법률사무소 중현 지세훈 변호사는 "상대방이 계속 이유 없이 치료비를 요구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 강요죄, 공갈죄 등이 성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필요한 경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대응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현웅 변호사도 "만난 경위, 이동 경로, 행동 등을 잘 정리해 놓고 상대 여성이 허위사실로 고소하면 무고로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