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도 분노했다⋯제주항공 참사 슬픔에 기름 부은 악플러, 벌금 3천만원 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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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도 분노했다⋯제주항공 참사 슬픔에 기름 부은 악플러, 벌금 3천만원 철퇴

2025. 07. 31 22:5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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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인간의 공감 능력조차 결여된 행위" 이례적 중형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00일을 이틀 앞둔 2025년 4월 5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추모제 현장. /연합뉴스

온 국민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슬픔에 잠겨있을 때, 유가족 대표를 향해 '정치꾼'이라는 거짓 낙인을 찍은 악플러에게 법원이 3천만 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이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는 이례적인 고액으로, 재판부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공감조차 결여된 행위"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사건은 2024년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활주로 이탈 사고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방콕발 여객기가 무안국제공항에 동체착륙하며 화재가 발생, 승객과 승무원 179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 피해자 B씨는 참사로 동생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다른 유가족들을 위해 대표를 맡아 힘겹게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었다.


하지만 피고인 A씨는 참사 이틀 뒤인 12월 31일, B씨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댓글을 인터넷 기사에 달았다. A씨는 "유가족대표라는 사람 진짜 유가족 맞음? X정당 권리당원 광주 지역위원회 간부라고 대놓고 올려놨던데"라며 B씨가 마치 정당의 사주를 받은 인물인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


A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씨는 새해 첫날인 2025년 1월 1일에도 다른 기사에 "XXX가 심어놓은 유가족 대표는 왜 그 당만 안 왔냐고 소리치더만"이라는 댓글을 달며, B씨가 특정 정당 대표의 지시를 받은 인물이라는 거짓 주장을 이어갔다.


법원 "고인 추모 방해하고 정치화하려는 의도 명백"

수사 결과, B씨는 특정 정당 당원이 아니었으며 참사로 동생을 잃은 평범한 유가족이었다. 유가족 대표 역시 특정인의 지시가 아닌, 유가족들의 추대로 맡게 된 자리였다.


광주지방법원 김연경 판사는 피고인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온 국민이 함께 애도하고 아파하고 있을 때, 피고인은 허위임이 분명한 사실을 들어 유가족 대표인 피해자를 비난하고 조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단순한 명예훼손을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은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을 거명함으로써 허위 사실로 이 사건을 정치화하려 한 의도가 명백했다"며 "이는 피해자에 대한 악의적인 명예훼손이자, 국민이 함께해야 할 고인들에 대한 추모를 방해하는 것이고,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공감조차 결여된 것으로 용인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A씨가 전과가 없는 초범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은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책임에 비례하는 고액의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참고] 광주지방법원 2025고단1259 판결문 (2025. 6. 20.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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