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빚에 월소득 50만원…“내 집은 지킬 수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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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빚에 월소득 50만원…“내 집은 지킬 수 없나요?”

2026. 05. 11 10:4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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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대출은 별도 상환, 신용빚만 개인회생? 전문가들 “현실의 벽 높다”

10억 원 빚을 진 가장이 집을 지키기 위해 신용카드 빚만 개인 회생 하려 했으나, 소득 증빙과 청산 가치 보장 원칙의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다./ AI 생성 이미지

시가 10억 원의 빌라, 그러나 수중의 재산은 3억 원, 빚은 10억 원. 월 50만 원의 연금으로 매달 350만 원의 이자를 감당해야 하는 한 가장의 절박한 질문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택담보대출은 그대로 갚으면서 3억 원의 신용카드 빚만 개인회생으로 정리할 수 없나요?” 언뜻 합리적으로 들리는 이 계획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소득 증빙’과 ‘재산 가치’라는 두 가지 거대한 현실의 벽을 지적하며 고개를 저었다.


“담보대출은 놔두고…” 꿈같은 계획, 그러나


10억 원 빌라의 소유자 A씨. 하지만 7억 원의 전세 보증금을 제외하면 실질 자산은 3억 원이다. 반면 빚은 주택담보대출 7억 원과 신용카드 대출 3억 원, 총 10억 원에 달한다. 유일한 소득인 국민연금 50만 원으로는 이자 감당조차 불가능한 상황.


A씨는 집을 지키기 위해 담보대출은 별도로 상환하고, 신용카드 빚 3억 원만 개인회생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 이 전략, 과연 가능할까?


변호사들은 제도적으로는 가능하다고 말한다. 강대현 변호사는 “7억 원의 담보대출은 기존대로 상환하시면서, 나머지 신용카드 대출 3억 원을 개인회생 채권에 포함해 조정받는 전략을 취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주택담보대출 같은 담보 채권은 ‘별제권’으로 분류돼 개인회생 절차와는 별개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홍현필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채무자가 금융기관과 별도로 협의하여 이자를 상환해야 주택을 지킬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즉, 담보대출 이자만 잘 낸다면 이론상 집을 지킬 수 있다는 의미다.



“월 50만 원 소득, 자녀 지원은?” 법원의 냉정한 잣대


그러나 이론과 현실은 달랐다. 개인회생의 핵심은 ‘빚을 갚을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다. A씨의 월 소득 50만 원은 2026년 기준 1인 가구 최저생계비(약 153만 원)에 한참 못 미친다.


이 지점에서 김영오 변호사는 “개인회생은 변제 능력이 있어야 하고, 자녀 지원으로 이를 보완할 수는 있지만 법원이 이를 안정적 소득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단독신청이 어렵습니다”라고 정확히 짚었다.


A씨가 기대했던 자녀의 지원에 대해서도 법원은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댄다. 강대현 변호사는 “자녀의 지원금은 법원에서 공식 소득으로 인정받기 매우 까다로우므로, 본인의 실질적이고 증빙 가능한 소득원을 확보하는 것이 승인의 관건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물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진훈 변호사는 “자녀의 정기적 지원이나 차용은 변제재원으로 반영될 수 있으나, 지속성과 안정성에 대한 입증이 필요합니다”라며 지원확약서, 정기이체 내역 등 철저한 서류 준비를 전제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법원의 인정을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깝다는 것이 중론이다.


재산 3억이면 3억 이상 갚아야…'청산가치'의 덫


소득 문제를 간신히 해결한다 해도, ‘청산가치 보장의 원칙’이라는 더 높은 산이 버티고 있다. 개인회생을 하더라도 최소한 자신이 가진 재산보다는 많이 갚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A씨의 순자산은 3억 원. 따라서 변제 기간 동안 최소 3억 원 이상을 갚는 변제계획안을 제출해야 법원의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이희범 변호사는 이 점을 지적하며 “개인회생 절차에서는 최소한 청산가치(재산가치) 이상을 변제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월 50만 원, 혹은 아르바이트를 더해 월 200만 원을 벌어도 3년간 3억 원을 갚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집을 지키기 위한 개인회생이 오히려 A씨의 발목을 잡는 ‘덫’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이희범 변호사가 “현재 사안은 개인회생 진행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입니다”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막다른 길?…개인회생 아닌 다른 길을 찾아라


그렇다면 A씨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개인회생만이 유일한 해법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여러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대안은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 제도다.


한대섭 변호사는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 제도가 있다”며 “이 제도는 금융기관들의 협약에 의해 진행되므로, 담보대출 이자를 연체하지 않는 조건으로 신용카드 채무만 따로 분리하여 이자를 감면받고 원금을 장기 분할 상환하는 방식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법원을 통한 강제 조정이 아닌, 채권자와의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법이다.


이 외에도 자녀가 채무를 인수하거나, 최악의 경우 주택을 처분하고 개인파산을 통해 새 출발을 하는 방안도 신중히 고려해 봐야 한다.


조기현 변호사는 “현재는 보유 부동산 가치와 실제 소득 인정 가능성을 기준으로 회생 가능 여부가 달라지는 상황이므로 변호사와 자료를 놓고 구체적으로 계산해보시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하며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가장 현실적인 길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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