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비서관 남편 비리 폭로한 아내…남편 용서에 막혀 진실은 미제로
국회의원 비서관 남편 비리 폭로한 아내…남편 용서에 막혀 진실은 미제로
국회의원 비서관 남편의 개발정보 유출·비리 은폐 의혹 등 인터넷에 13차례 폭로
법원, 남편이 '처벌 불원' 의사 밝히자 공소기각
폭로 내용 진위는 판단 안 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국회의원실 비서관으로 일하는 남편이 개발 정보를 빼돌리고 상사인 국회의원의 비리를 덮어줬다는 취지의 글을 인터넷에 올린 아내가 명예훼손 재판에서 처벌을 피했다. 남편이 뒤늦게 "아내를 처벌하지 말아달라"며 고소를 취하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단독 이춘근 판사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공소를 기각한다고 지난 5월 21일 밝혔다. 공소기각은 소송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을 때 법원이 내리는 결정으로, 유·무죄에 대한 실체적 판단을 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절차다.
"남편이 개발정보 빼돌리고, 의원 아들 비리 덮었다" 폭로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남편 B씨와 이혼 소송을 벌이던 2021년 11월, 한 인터넷 게시판에 13차례에 걸쳐 B씨에 대한 폭로 글을 올렸다. B씨는 E정당 소속 국회의원실 비서관으로 근무 중이었다.
A씨가 올린 글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A씨는 "남편이 국회의원실에 근무하며 X구 개발 정보 등 중요 기밀을 외부에 빼돌렸다"며 "X 개발부터 X 센터, X 재개발까지 알짜 정보를 친척과 지인들에게 투자에 참고하라며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상사인 국회의원과 관련된 의혹도 제기했다. A씨는 "남편이 평소 '의원의 첫째 아들 XXX 건, 둘째 아들 군대 건 등 많은 것을 덮어왔다'고 했다"며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의원직에서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가정 내 불화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A씨는 "남편이 임신 8개월의 나를 폭행했고 , 딸의 양육비도 주지 않았다"고 썼다. 또한 "23살에 처음 만나 데이트 강간을 당하고 성병에 옮았으며, 결혼 생활 내내 폭행당하고 성도구로 유린당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법원, 폭로 진위 판단 없이 '공소기각'…왜?
검찰은 A씨의 폭로 글이 B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법원은 A씨의 유무죄를 따지지 않고 재판을 그대로 끝냈다.
이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가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이다. 반의사불벌죄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를 말한다.
재판이 진행되던 중 남편 B씨가 법원에 "아내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공소를 기각한 것이다. 결국 A씨가 폭로한 남편의 개발 정보 유출 의혹이나 국회의원 비리 은폐 의혹의 진위는 법정에서 가려지지 않은 채 사건이 마무리됐다.
[참고]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고단1401 판결문 (2025. 5. 21.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