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 잘 오냐" 허벅지 찌른 헬스트레이너… 1심 '유죄' 2심 '무죄' 왜?
"자극 잘 오냐" 허벅지 찌른 헬스트레이너… 1심 '유죄' 2심 '무죄' 왜?
PT 중 신체 접촉한 헬스트레이너
항소심서 강제추행 무죄로 뒤집혀

운동 지도 중 여성 회원을 추행한 혐의로 1심 유죄를 받은 헬스트레이너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운동 지도인 줄 알았는데 강제추행이었다"며 헬스트레이너를 고소한 30대 여성 회원의 사건이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트레이너 A씨는 2022년 11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31세 여성 회원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 B씨는 A씨가 마사지 건으로 햄스트링을 풀어주던 중 엉덩이와 허벅지 사이를 손가락으로 쓸어올리고, 다른 날 '힙어브덕션' 하체 운동 중 "자극이 잘 오냐"며 허벅지 안쪽을 검지로 찔렀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된다며 A씨에게 벌금 350만 원의 유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추행의 고의, 단정하기 부족"
하지만 수원지방법원 제5-2형사부(재판장 이종록)의 판단은 달랐다. 원심을 파기하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재판부는 "강제추행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추행 행위 및 그에 대한 고의가 인정되어야 한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에게 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첫 번째 마사지 접촉에 대해 "해당 부위는 햄스트링 근육이 시작되는 곳으로 마사지를 위해 접촉할 수 있는 부위"라고 짚었다.
또한 접촉 직후 B씨가 카카오톡으로 "마사지 덕분에 상태가 호전됐다"며 감사 인사를 전한 점, 초기 경찰 조사에서 이 부분을 고소 내용에 포함조차 하지 않았던 점 등을 무죄 근거로 삼았다.
법정 진술과 경찰 진술도 엇갈려
두 번째 '허벅지 찌르기'에 대해서도 법원은 A씨가 평소 신체를 짚어주며 운동을 지도하던 방식에 주목했다.
B씨는 법정에서 "동의 없이 찔렀다"고 주장했지만, 사건 발생 직후인 경찰 조사에서는 "A씨가 '티칭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진술한 기록이 확인됐다.
재판부는 "트레이너가 운동으로 자극이 있어야 하는 근육 부위를 확인시키기 위해 접촉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이를 고의적인 추행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여기에 사건이 발생한 장소가 사방이 유리와 거울로 된 개방된 구역이자 CCTV 촬영 구역이었던 점, A씨가 20년간 성범죄 전력이 없었던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