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물건 팔며 버티는 남편, 경찰도 ‘부부라 안돼’…어떻게 내보낼까?
내 물건 팔며 버티는 남편, 경찰도 ‘부부라 안돼’…어떻게 내보낼까?
혼인취소 소송 중, 임차인 명의를 동생으로 바꿨다면 법적 퇴거 조치가 가능하다

혼인 파탄 후에도 집에서 나가지 않는 남편 때문에 임차인 명의를 동생으로 바꿨다면, 새 임차인인 동생은 남편에게 퇴거 소송을 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결혼 3개월 만에 파탄을 맞아 혼인취소소송에 들어간 A씨. 하지만 남편은 A씨가 결혼 전부터 살던 오피스텔에서 나가지 않고 버티며, 집안의 물건까지 마음대로 팔아치우고 있다.
경찰에 여러 번 신고했지만 ‘법적 부부’라는 이유로 강제 조치가 어렵다는 말만 들었다.
결국 A씨는 오피스텔 임차인 명의를 친동생으로 바꿨는데, 이젠 남편을 합법적으로 내보낼 방법이 없을까?
새 임차인인 동생, 남편 내보낼 법적 권리 있다
변호사들은 임차인 명의를 동생으로 바꾼 A씨의 조치가 유효하다고 말한다. 남편은 더 이상 해당 오피스텔에 거주할 법적 권리가 없는 ‘불법 점유자’가 되기 때문이다.
법률상 부부관계라 할지라도, 이는 부부 사이의 의무일 뿐 제3자인 새로운 임차인(동생)에게까지 주장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 따라서 오피스텔의 적법한 임차인이 된 동생은 자신의 권리를 방해하는 남편을 상대로 집에서 나갈 것을 청구할 수 있다.
법무법인 반향 유선종 변호사는 “동생 명의로 임차인 변경이 이루어진 상태라면, 동생이 퇴거청구를 통해 남편에게 퇴거를 요구할 수 있다”며 “만약 남편이 이를 거부하면, 법원에 퇴거명령 신청을 통해 퇴거를 강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송은 시간 걸려…‘가처분’으로 신속히 대응해야
다만 퇴거를 위한 정식 소송(명도소송)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남편이 집안의 물건을 처분하는 등 피해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더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부동산 인도 단행 가처분’이다.
이는 본안 소송 판결이 나오기 전이라도 법원의 명령으로 먼저 남편을 퇴거시킬 수 있는 강력한 임시 조치다. 현재 A씨처럼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법원에 소명하면 인용될 가능성이 있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새로운 임차인인 동생 명의로 퇴거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계속 점유하며 집을 훼손할 경우 그 손해배상 책임은 결국 임차인에게 돌아올 수 있으므로 신속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폭언·협박 계속된다면 ‘임시보호명령’도 방법
남편의 폭언과 협박, 물건 처분 등 다른 불법행위에 대한 대응도 병행해야 한다. A씨가 이미 신청한 스토킹 고소나 피해자보호명령 절차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가정폭력처벌법상의 ‘임시보호명령’은 주거지로부터의 퇴거를 포함한 격리 조치를 법원이 신속하게 내릴 수 있어 실효성이 크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피해자 보호명령 제도를 신청하면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접근하거나 연락하는 것이 금지된다”고 말했다.
다만 남편을 내보내기 위해 임의로 짐을 빼거나 문을 열어주지 않는 등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열 황성하 변호사는 이런 행위가 오히려 재물손괴죄나 강요죄 등 또 다른 형사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법적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