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버리고 집 나간 전처, 월급은 현금으로…양육비 제대로 받을 수 있나요?
아이들 버리고 집 나간 전처, 월급은 현금으로…양육비 제대로 받을 수 있나요?
이혼 후 친권 가져왔지만 소득 숨겨 양육비 회피…가출 종용한 전 장모에게도 법적 책임 물을 수 있을까

이혼 후 양육비를 회피하는 전 배우자에 대해, 법원의 재산조회 명령으로 숨긴 소득을 파악하여 양육비를 증액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2023년 3월 협의이혼했다. 당시 친권과 양육권은 전 배우자가 가졌지만, 2024년 12월 전 배우자가 두 아이를 두고 집을 나가면서 A씨가 아이들을 도맡아 키웠다.
결국 A씨는 2026년 6월 소송 끝에 친권과 양육권을 정식으로 가져왔다. 하지만 전 배우자가 소득을 숨기며 양육비를 회피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새로운 문제가 시작됐다. 전 배우자가 급여를 현금으로 받는 것으로 의심돼 소득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고, 양육비는 최저 수준으로 정해졌다.
A씨는 전 장모가 딸에게 '아이들을 두고 집을 나가라'고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거처까지 마련해 준 정황이 있다고 믿고 있다.
소득을 숨긴 전 배우자에게 제대로 된 양육비를 받을 방법은 없을까? 또 아이들을 버리고 떠난 전 배우자와 이를 부추긴 전 장모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협의이혼 때 못 받은 재산분할·위자료, 시효 지나 청구 '불가'
결론부터 말하면 A씨가 협의이혼 당시 받지 못한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지금 다시 청구하기는 어렵다. 법에서 정한 청구 기간이 지났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은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로부터 2년, 이혼에 따른 위자료청구권은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 안에 행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2023년 3월에 이혼했으므로 재산분할 청구 기간은 2025년 3월, 위자료 청구 기간은 2026년 3월에 이미 끝났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2023년 3월 협의이혼이라면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 후 2년이 지나 이미 소멸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 역시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하므로 2023년 3월 이혼하신 의뢰인님의 경우 이미 기한이 지나 청구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변호사들은 아이를 두고 집을 나간 행위 자체는 새로운 불법행위가 될 수 있어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는 검토할 수 있다고 봤다.
소득 숨겨도 법원 명령으로 추적 가능…양육비 증액 길 열려
과거의 재산분할과 달리, 앞으로의 양육비 문제는 해결할 방법이 있다. 전 배우자가 소득을 숨기더라도 법원을 통해 실제 소득을 밝혀내고 양육비를 증액할 수 있다.
변호사들은 A씨가 친권·양육권을 가져온 것은 양육비를 변경할 만한 '사정변경'에 해당하므로, 양육비 증액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상대방이 소득을 감추고 있더라도 법원의 각종 조회 제도를 통해 실제 소득을 추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순례 변호사는 "법원에 재산명시·재산조회 및 과세정보 제출명령을 신청하면 계좌, 카드 내역, 보험, 국세청 자료를 강제로 확인할 수 있다"며 "현금 수령 등으로 소득을 숨기더라도 학력·경력·생활 수준에 따른 추정 소득을 바탕으로 양육비가 산정된다"고 설명했다.
새올법률사무소 강원모 변호사도 "법원에 상대방 소득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사실조회로 건강보험료·국민연금·고용보험·세무자료, 계좌거래/카드사용, 사업자 여부·매출 정황 등을 통해 ‘추정소득’ 산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이 두고 나간 전처 '아동방임죄'…가출 부추긴 장모 책임은 '증거'에
아이들을 두고 집을 나간 전 배우자와 이를 종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전 장모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누구의 책임을 묻느냐에 따라 성립 요건과 입증의 난이도가 달라진다.
우선 법적 양육자였던 전 배우자가 아이들을 두고 가출한 행위는 아동복지법상 '아동방임죄'에 해당할 수 있다.
아동복지법은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 등 기본적 보호·양육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금지하며,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고순례 변호사는 "양육권자였음에도 아이들을 두고 가출한 전 배우자는 아동방임죄로 고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세현 조현정 변호사 역시 "전 배우자가 아이들만 두고 집을 나갔고, 전 장모가 이를 적극적으로 종용하거나 방임하였다면 이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고소 및 위자료 청구를 검토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전 장모에게 책임을 묻기는 훨씬 까다롭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전 장모 역시 단순히 별거를 권유하거나 거처를 제공한 정도만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받기는 어렵고, 자녀 유기나 양육 방해를 적극적으로 공모했다는 객관적 증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필요한 증거로는 '집을 나오라'는 내용의 통화녹음이나 문자 메시지, 거처 제공을 입증할 송금 내역 등이 꼽혔다.
